래미안 로고.(사진=삼성래미안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대형건설사들은 재건축 수주전을 치르다보면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과열경쟁이 불가피하고, 그에 따른 국토교통부 및 검찰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그동안 삼성물산은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정비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삼성물산이 최근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 등 2곳의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면서 정비사업 복귀를 예고했다. 심지어 언론 등을 통해 강한 입찰참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건설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4670억원(3.9%)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30.1%나 감소한 5400억원에 그쳤다. 삼성물산의 5개 사업부문 중 감소폭이 가장 컸던 게 바로 건설부문이었다.
게다가 최근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과 공사비 증액 관련 변경계약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소송 등 안팎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사업지를 굳이 실적 만회 타깃으로 점찍은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의 경우 모두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 계약체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시공사를 해지한 ‘중고’ 사업지여서 부적절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월 신반포15차 조합이 낸 입찰공고에 따르면 기존에 계약 해지된 시공사가 제시했던 동일한 마감 수준으로 제안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낮은 공사비가 책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반포3주구 조합에서도 공사비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의 마감 기준을 책정한 상태여서 입찰을 염두에 둔 시공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들 사업지 모두 기존 시공사와 조합간 시공권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정비사업 복귀 무대로 점찍은 것은 ‘준법경영’ 이념을 내세우는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오는 3월 9일과 4월 10일 각각 입찰마감을 앞둔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에 삼성물산이 어떤 수준의 사업조건을 가져오는지에 따라 수많은 논란에 대한 답이 내려질 전망이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