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막내 이보크가 출시 8년 만에 2세대 모델로 새롭게 돌아왔다. 이번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기존 모델과 차별화된 새로워진 외관 디자인이 적용됐고, 실내는 고급화를 추구하는 래인지로버 브랜드에 걸맞게 고급스러움을 물씬 풍긴다. 여기에 세대를 거듭한 만큼 최신의 첨단장비를 대거 갖추면서 안전성과 편의성도 높였다. 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 벨라를 쏙 빼닮아 ‘베이비 벨라’로 불릴 정도로 럭셔리함이 묻어나는 올 뉴 이보크가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 뉴 이보크의 외관은 흡사 레인지로버 벨라를 연상케 한다. 옆모습을 보고 차가 작다고 느끼기 전까지 전·후면만 보면 영락없는 벨라다. 벨라를 모방했다기 보다는 표방한 것이 올바른 표현인 듯싶다.

차량을 자세히 보면 올 뉴 이보크만의 캐릭터가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 전면부는 주간주행등(DRL)이 포함된 LED 헤드램프와 가늘고 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기존보다 더 세련된 모습을 갖췄다.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방향지시등도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 옆모습은 레인지로버 패밀리 특징인 날렵한 루프라인이 적용됐고, 벨라에서 처음 도입한 자동 전개식 플러시 도어 핸들은 시속 8㎞ 이상에서 도어 안으로 들어가는 타입이다.

후면부는 가늘게 뻗은 리어램프와 한껏 치켜 올린 리어범퍼 디퓨져를 통해 더 넓고 낮아 보이는 효과를 낸다. 특히 퍼스트 에디션 트림은 범퍼 가니쉬, 에어벤트, 배기구 등에 무광 골드크롬을 적용해 이보크를 한층 더 특별하게 꾸몄다.

실내는 레인지로버스럽게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센터페시아와 도어트림, 시트 등을 온통 가죽으로 감쌌고, 센터페시아 상하 두 개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10인치 ‘터치 프로 듀오’로 불리는 이 두 개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차량설정, 온도조절,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의 다양한 기능을 컨트롤 할 수 있고,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터레인 리스폰스 조절도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가능하다. 반응속도도 빨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12.3인치 계기판은 다채롭게 구성을 바꿀 수 있고 우측으로는 내비게이션 지도를 띄울 수도 있다. 실내 곳곳을 물들인 간접조명은 총 10가지 컬러와 밝기로 조절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는 터치식과 버튼식을 겸비한 다기능 스위치가 위치하고, 스티어링 휠 너머로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변속기 레버는 기존 다이얼 방식에서 전자식 스틱방식으로 변경됐고, 룸미러 아래 버튼을 누르면 후방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2열은 이전 모델 대비 21mm가 길어진 휠베이스와 11mm 늘어난 무릎 공간 덕분에 넉넉하다. 레그룸은 키 큰 성인이 앉아도 여유롭고 쿠페형 스타일이지만 헤드룸도 부족함 없다. 적재 공간은 40:20:40 폴딩 리어 시트를 적용해 보다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고 기본 591리터에서 최대 1383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시승 차량은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한 최상위 트림 ‘D180 퍼스트 에디션’ 모델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2400rpm), 최대토크 43.9kg.m(1750~2500rpm)의 성능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9.3초며, 최고속도는 시속 205km, 복합연비는 11.9km/l다.

주행감각은 여유로운 편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꾸준히 속도를 높이면서 운전자나 동승자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엔진성능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느끼기 힘들만큼 뛰어난 정숙성을 확보했다는 게 이보크가 가진 최대 장점이다. 시동을 걸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소음이나 진동이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외부에서도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 수준의 소음만 들릴 뿐이다.

여기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초반 가속을 돕기 때문에 터보렉 없이 자연흡기 엔진과 같은 주행감을 전해줄 뿐 아니라 시속 17km 이하에서 엔진을 멈춰 약 5%의 연비개선 효과는 주는 것이 이보크의 매력이다.

변속기는 ZF사의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여유로운 엔진성능에 비해 변속속도는 빠르고 업·다운을 반복하는 여건에서도 제 단수를 잘 찾아간다. 잘 조율된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과 기존 대비 13% 더 단단해진 차체, 각 바퀴에 개별적으로 제동을 거는 토크 벡터링 기능이 어우러져 예리한 주행감각을 선사해준다.

승차감은 편안하다.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노면을 가리지 않고 요철을 통해 전해지는 충격을 잘 흡수하고, 좌우로 기울어짐은 허둥대는 것 없이 어느 정도만 허용하면서 차체를 잘 잡아준다. 브레이크는 초반부터 후반까지 꾸준한 제동성능을 보여준다.

이보크에 적용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는 정차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사각지대 어시스트, 서라운드 카메라, 차선유지 기능 등을 지원한다. 또 주차보조 및 360° 주차 센서,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후방교통 감지 기능, 공기청정 센서 및 이오나이저 등의 탑재로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요즘 같은 무더위에 시트에 통풍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 ▲D150 S 6710만원 ▲D180 SE 7580만원 ▲D180 Launch Edition 7390만원 ▲D180 First Edition 8090만원 ▲D180 R-Dynamic SE 8120만원 ▲P250 SE 7290만원 ▲P250 Launch Edition 7110만원 ▲P250 First Edition 7800만원 등이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