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치과의사 안면부 보톡스 시술 전면 허용 아냐”

기사입력:2016-07-21 17:17:51
[로이슈 신종철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대법원장 양승태, 주심 대법관 박상옥)는 21일 원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치과의사가 환자의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 시술을 한 행위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무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파기환송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치과의사 40대 A씨는 2011년 10월 서울 강남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환자 2명에게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해 눈가와 미간의 주름치료를 했다. 이로 인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서정현 판사는 2012년 10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과의사 A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범죄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범죄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2013년 1월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 미간의 주름 치료는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까지 열었던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 대법원이 밝힌 이번 판결의 의미는?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진료 범위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처럼 의료법령에서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확하게 구획 짓지 않은 “입법의 불비 내지는 공백”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법원은 그에 대한 판단을 회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의료법 제2조 제2항은 “1.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 2.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라고만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의료법이 의사와 치과의사의 진료 범위에 대해 위와 같이 일반적인 규정만을 두고 있는 것은,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에 수반해 의료행위의 개념도 변화될 수 있음을 감안해 그 범위를 고정적이고 일의적인 법 규정이 아닌 시대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긴 취지라고 보고, 이를 출발점으로 하여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해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진료행위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서 배제되고 전적으로 의사의 면허 범위에만 속하는 것인지를 해석ㆍ판단하기 위해 의약품과 의료기술 등의 변화ㆍ발전 양상, 의료법의 목적, 법령에서 정한 치과 진료과목, 치과의사 양성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안면부 및 보톡스에 대한 교육 및 수련, 치과진료에서의 보톡스 활용 현황, 해당 시술이 사람의 생명ㆍ신체에 미칠 위험성의 정도, 의료소비자의 선택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사건 진료행위가 반드시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범위를 넘어서는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이를 무면허의료행위로 처벌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개념과 범위의 변화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 의미를 개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의 입법취지에도 부합하지 않고, 그와 같은 진료행위를 처벌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특히 “이번 판결은 치과의사의 안면부 시술을 전면적으로 허용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이 사건에서 드러난 구체적 사정을 들어 치과의사의 눈가와 미간에 대한 보톡스 시술이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개별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고 유의시켰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치열한 논쟁을 거쳐 사회적 논란을 종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법원은 입법이나 행정절차에 비해 현재의 전문적인 의학 수준과 국민들의 일반적인 법인식을 반영하기 쉽지 않은 사법절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절차를 진행했다.

공개변론 과정에서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각각의 입장을 대표하는 참고인들이 전문가 의견 진술을 통해 치열한 논리 다툼을 벌였다.

대법원은 “의사와 치과의사 사이의 직역 다툼의 성격도 있는 이 사건에서 형사소송 절차와 법리를 통해 치과의사의 안면부 보톡스 시술행위가 현행 의료법상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판결원문: http://www.scourt.go.kr/sjudge/1469080540059_145540.pdf
5월 19일 공개변론: https://youtu.be/oZccKm9HGHc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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