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장경욱ㆍ김인숙 징계청구 vs “민변 아닌 변호사들도 반란…변협에 집단진정”

“변호사 기본적인 사명이자 권리인 피의자ㆍ피고인에 대한 변호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 기사입력:2014-12-18 16:31:17
[로이슈=신종철 기자] 전국의 변호사 286명이 “장경욱ㆍ김인숙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은 변호사의 기본적인 사명이자 권리인 피의자ㆍ피고인에 대한 변호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ㆍ부당하다”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집단 진정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에 진정을 제기한 전국의 변호사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경욱ㆍ김인숙 변호사는 민변 회원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소속된 이OO 변호사는 기자에게 “전국 비 민변 변호사들의 반란”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번 진정의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비단 민변 소속이 아니더라도 검찰의 이번 징계개시신청에 대해 변호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변협회장을 역임한 박재승 변호사 등 전국의 변호사들이 집단으로 진정을 제기한 것은,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인권위원회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변론권 침해의 부당함을 확인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변협 차원의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11월5일서울중앙지검앞에서검찰규탄기자회견을갖는민변.김인숙변호사

▲지난11월5일서울중앙지검앞에서검찰규탄기자회견을갖는민변.김인숙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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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진정에는 전북지방변호사회 소속 91명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85명 변호사,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62명 변호사, 대전지방변호사회 소속 27명 변호사,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속 19명 변호사, 충북지방변호사회 소속 2명 변호사 등 총 286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먼저 서울중앙지검 김수남 지검장은 지난 11월 3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7명(권영국, 이덕우, 송영섭, 김태욱, 김유정 변호사와 김인숙,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협에 징계개시 신청을 했고, 현재 변협에서 조사 중이다.

전국 변호사들은 “검찰은 작년 대한문 앞 집회, 탈북자 사건 변호, 세월호 사건 변론과 관련된 변호사 7명에 대해 품위손상을 이유로 대한변협에 징계개시를 신청했다”며 “특히 장경욱, 김인숙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신청은 탈북자 사건과 세월호 사건에서의 변호사의 변론행위 자체를, 게다가 법정 공방의 상대방인 검찰이 변호사의 행위를 문제 삼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욱변호사와김인숙변호사(우)

▲장경욱변호사와김인숙변호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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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특히 장경욱ㆍ김인숙 변호사에 대한 징계 개시 신청은, 변호사의 기본적인 변호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법ㆍ부당하고, 이러한 부당한 징계개시 신청을 용인할 경우 이후 변호사들의 변호권과 피의자에 대한 조력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변호사들은 “기본적 변호권 확보와 검찰의 징계개시 신청권 남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고, 특히 변호사의 기본적 인권 및 변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2인(장경욱ㆍ김인숙)의 징계혐의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사실 규명과 더불어 경찰, 국정원, 검찰의 변호인의 변호권 침해사례 또한 조사해, 그 결과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본 사안은 변호사 개인의 고충 구제를 넘어서 전국 대한변협 2만 회원의 변호권 침해 및 변호사법 개정 방향 등에 대한 조사연구이고 변호사의 변호권 또한 보편적 인권문제”라며 “시민의 보편적 인권문제를 다루는 대한변협 소속 인권위원회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지난 12월 17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에서도 이번 사건의 부당성을 확인하고 서울변호사회 집행부가 이번 사건의 변호인 조력권을 심도 깊게 연구해 입장을 밝히고 검찰에 관련 입장을 전달해 줄 것을 건의하는 결의를 하고, 뜻을 같이하는 인권위원들이 본 진정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국 변호사들은 또 “변호사법 제94조에 의하면 대한변협의 징계절차에 대한 재심 성격으로 법무부 징계위원회 징계절차가 예정돼 있다”며 “징계위원회 구성의 불공정성뿐만 아니라 변호사 징계를 변호사단체가 아닌 법무부가 행사하는 위헌성 내지 부당성 등이 있으므로 외국사례 및 법리검토를 통해 개정방향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3일‘변호권및시민의자유특별위원회출범’기자회견을갖는민변.특별위원회위원장을맡은백승헌전민변회장뒤로김인숙변호사와장경욱변호사가앉아있다.

▲지난3일‘변호권및시민의자유특별위원회출범’기자회견을갖는민변.특별위원회위원장을맡은백승헌전민변회장뒤로김인숙변호사와장경욱변호사가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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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징계사유 문제점

검찰의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징계혐의 사실은 “피고인 이OO(여)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던 중, 2012년 7월경 서울구치소에서 피고인을 접견하면서 ‘위조화폐 문제가 세계통화법에 걸려 5년형 정도를 구형할 수 있으니 (북한) 보위부 문제는 모두 거짓이라고 해야 한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종용한 것이 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반면 전국 변호사들이 밝힌 장경욱 변호사에 따르면, 장 변호사는 의뢰인 이OO의 동거남의 요청으로 2012년 7월 4일 최초 접견하고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당시 의뢰인은 합동신문센터에서 당한 가혹행위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장 변호사는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의뢰인의 자백에 많은 모순점이 있어 허위자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7월 17일 열린 제1회 공판준비기일에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그런데 이후 서울구치소 소속 김OO 계장이 의뢰인을 자주 면담하면서 장 변호사가 맡으면 중형을 받을 수 있다는 등 장 변호사에 대한 험담을 하면서 불안하게 만들었고, 국정원장에게 전향서와 자필편지를 작성하도록 유도했다고 한다.

장 변호사는 “위조화폐 문제가 세계통화법에 걸려 5년형 정도를 구형할 수 있다고 법률적 조언을 한바 있으나 ‘보위부 문제가 모두 거짓’이라고 진술하도록 강요한 바 없고, 회유와 협박에 의해 허위진술한 것을 번복하도록 조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의뢰인 이씨는 2012년 8월 20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자필편지는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쓰라는 대로 썼다고 진술했고, 그해 11월 1일에 열린 제5회 공판기일에서도 자필편지는 김OO 계장이 쓰라는 대로 쓰게 됐다고 진술해 자필편지 작성의 임의성과 내용의 진실성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장경욱변호사

▲장경욱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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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을 낸 전국의 변호사들은 “위와 같이 장경욱 변호사는 국정원의 강압수사와 가혹행위에 의해 허위자백을 강요당한 의뢰인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의뢰인의 의사에 부합하게 무죄변론을 했다”며 “이는 형사변호인으로서의 변호사윤리에 지극히 합당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전국 변호사들은 “특히 거짓진술을 종용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의뢰인도 자필편지의 임의성 및 진실성을 일관되게 부인했으므로, 장경욱 변호사가 거짓진술을 종용했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이라며 “현재에도 의뢰인은 장 변호사에게 편지를 통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 청구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검찰의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형사변호인의 변론권을 위축시키려는 부당한 침해행위이므로 결코 묵과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인숙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징계사유 문제점

검찰의 김인숙 변호사에 대한 징계혐의 사실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기소된 의뢰인에게 먼저 접근해 변론을 자처하면서 공소사실이 진실임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진술거부를 종용해 변호사법의 품위유지의무와 진실의무를 위반했고, 진술거부로 인해 의뢰인이 구속됐으므로 의뢰인의 이익에도 반한다”는 것이다.

▲장경욱변호사,김인숙변호사(가운데),권영국변호사

▲장경욱변호사,김인숙변호사(가운데),권영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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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국 변호사들이 밝힌 김인숙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세월호 시위 참가 중 실신해 병원에 이송된 사람이 있다 하여 의뢰인을 찾아가서 실신한 경위를 확인하고 명함을 줬을 뿐, 변론을 자청한 적이 없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의뢰인의 혐의를 확인할 수 없었고 의뢰인이 평평한 구두를 신고 있어, 누명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일단 첫 조사에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어떤 증거가 있는지를 살펴본 다음 변론의 방향을 결정하자고 권유해 경찰의 첫 신문기일에만 진술거부를 권유했을 뿐이라고 한다.

의뢰인은 자신의 혐의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경찰 제1회 조사 직전에야 변호인에게 경찰을 신발로 폭행한 사실을 털어놓았으나, 자신의 폭행 때문에 경찰이 상해를 입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치상을 부인했고, 제1회 조사 이후 동영상을 판독해 김인숙 변호사가 비로소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인숙 변호사가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최대한 선처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조언을 한 이후 영장실질심사단계부터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며, 진술거부권을 권유했을 뿐이고, 이를 행사할지는 의뢰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장실질심사단계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선처를 구했음에도 구속돼, 경찰의 첫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과 의뢰인의 구속 사이에는 전혀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진정을 낸 전국의 변호사들은 “검찰은 적극적으로 진술거부를 종용한 것이 징계사유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의 자백 유무와 무관하게 증거를 수집해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검찰의 당연한 의무”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자이자 보호자로서의 지위를 갖는 변호인으로서는 수사기관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는 상황, 즉 피의자ㆍ피고인이 누명을 쓸 가능성을 차단하고, 피의자ㆍ피고인이 헌법상 기본권을 자유롭게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고, 진술거부권이라는 ‘권리’를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어찌 종용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나아가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 행사 권유는 하위법인 변호사법의 진실의무 위배 여부가 문제될 영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변호사들은 “만약 진술거부권 행사 권고가 때때로 위법한 것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권유함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돼 궁극적으로 국민의 헌법상 진술거부권이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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