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매매 혐의 장병…군검찰ㆍ군사법원은 유죄 vs 검찰ㆍ대법원은 무죄

군대 외부에서의 사건은 일반 검찰과 법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지는 상황에서 주목 기사입력:2014-12-08 11:30:51
[로이슈=신종철 기자] 젊은 장병 부부가 생활형편이 힘들어 둘째 아이를 입양시키면서 법적인 입양절차를 밟지 않고 또 양부모로부터 큰아이 분유 값으로 200만원을 받은 사건에서, 군검찰이 아동매매 혐의로 기소하고 1심과 2심 군사법원은 이 장병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3심인 대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장병에 대해 “200만원은 아동매매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고등군사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아울러 이 장병의 처와 아이를 입양한 부모도 같은 혐의로 고발됐으나,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이 있다. 최근 들어 군대 내에서 저지른 범죄는 군검찰과 군사법원에서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군 외부에서의 일반사건은 비록 군인이더라도 민간(일반) 검찰과 법원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20대인 A상병은 2012년 9월 부인(B)이 둘째 아이를 출산했으나, 생활고로 두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둘째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입양시키기로 했다.

이에 A상병의 처(B)가 미혼모 상담 사이트를 통해 입양에 관해 문의했으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듣고, 인터넷 카페에 “남편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아이를 입양시키고자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건강상의 이유로 아이를 낳지 못하고 있던 C씨 부부는 B씨의 글을 읽고 연락해 상의한 끝에 2010년 10월 만나 자신들이 아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이날 B씨로부터 아이를 넘겨받았다.

한편, A씨 부부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된 C씨 부부는 그날 근처의 현금인출기에서 200만원을 인출해 A상병의 처(B)에게 “큰 아이 분유 값으로 쓰라”면서 건넸다.

이후 C씨 부부는 그 아이를 자신들의 친생자로 출생 신고하고 현재 양육해 오고 있다.

이로 인해 A상병의 처(B)와 아이를 건네받아 입양시켜 키우고 있는 C씨는 고발됐으나, 의정부지검은 2013년 12월 위 행위를 아동복지법의 아동매매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군인인 A상병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군사법원에 기소됐고,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A상병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상병의 변호인은 무죄 주장을 펼쳤으나, 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은 A상병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고등군사법원홈페이지

▲고등군사법원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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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건은 A상병의 상고로 3심인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대법원의 판단은 군사법원과는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 11월 27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A상병에 대한 상고심(2014도7998)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동복지법의 아동매매죄는 보수나 대가를 받고 아동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넘겨받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며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서라면, 비록 A상병의 처가 둘째 아이에 대해 적법한 입양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피고인(A상병)이 처와 공모해 아동을 보수나 대가를 받고 매매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피고인과 처는 자신이 낳은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입양시킬 의사로 아이를 B씨 부부에게 인도한 것이고, 피고인(A)의 처가 받은 200만원은 매매의 대가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매매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 낸 A상병의 변호인은 국선변호사였다.

◆ ‘군인의 일반사건은 일반법원에서 재판해야’ 한다는 응답 63.6%

한편, 민주적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연석회의(민주사법연석회의)는 군 사법개혁 관련해 지난 11월 26일 병영인권 및 군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의식을 파악해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사법연석회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인권사회연구소, 새사회연대, 민주노총,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56개 단체로 구성된 단체다.

조사결과 헌병 및 군 검찰의 범죄수사와 군사법원 재판의 공정성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76.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공정하다’는 응답은 15.2%에 그쳤다.

특히 군인의 일반사건과 군 관련 특수사건을 일반법원과 군사법원 재판으로 분리하는 것에 대해 ‘군인의 일반사건은 일반법원에서 재판해야’ 한다는 응답이 63.6%로, ‘일반사건이라도 군사법원에서 재판해야’ 한다는 응답 26.3%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민주사법연석회의가 우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월 23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자동전화조사(ARS) 방식을 통해 유무선 5:5로 이루어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7%P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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