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개헌’ 대통령에 염장 뿌려…밥만 축내는 건 아닌지 최고위원 사퇴”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며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아마 많이 가슴 아프실 것” 기사입력:2014-10-23 12:04:02
[로이슈=신종철 기자]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전격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시급하게 요구하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개헌’ 논의를 한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태호새누리당최고위원(사진=의원실)

▲김태호새누리당최고위원(사진=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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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먼저 “저는 늘 ‘어릴 때 입었던 옷이 아무리 좋더라도, 어른이 되면 버릴 수밖에 없다’는 이런 얘기를 줄기차게 해왔다”며 “시대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 그것이 개헌”이라고 개헌을 꺼내들었다.

이는 김무성 대표의 ‘개헌 얘기 금지령(?)’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먼저 김무성 대표는 지난 16일 중국 방문 당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을 이룰 것이고, 그러면 막을 길이 없다”며 사실상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기에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와 같은 구체적인 권력 구조까지 언급해, 김 대표가 작심한 듯 개헌 구상을 밝힌 게 아니냐는 시각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논란이 되자, 김무성 대표는 다음날(17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제가 민감한 사항을 답변하지 않았어야 되는데, 제 불찰로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아세안 외교를 하고 계시는데, 제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연말까지 개헌논의가 없어야 되는데 제 불찰로 이렇게 크게 보도가 된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어쨌든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새누리당에서는 개헌 논의가 일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친박계인 이완구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께서 말씀하신대로 정기국회 때까지는 당에서 일체 개헌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도록, 앞으로 당에서도 참고하길 부탁드린다”고 자제츨 부탁했다.

그런데 딱 일주일째인 이날 김태호 최고위원이 작심한 듯 ‘개헌’ 얘기를 꺼낸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도 누구보다 개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계시는 분이라고 말해 왔다”며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여야가 쿨하게 먼저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마 국민들도 국가의 미래와 직결돼 있는 개헌논의에 대해, 정치권의 이런 논의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훨씬 더 적극적 지지를 보낼 것이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 달라, 시기가 있다,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라고 애절하게 말씀해 왔다”며 “그런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오히려 ‘개헌이 골든타임이다’라고 하며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아마 많이 가슴 아프실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며 “오죽했으면 ‘국회 의무를 다 하지 못하면 세비 반납해야한다’는 대통령께서 해서는 안 될 말씀까지 했다”고 씁쓸해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완구 원내대표님, 김무성 대표최고위원님, 이번 정기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법 직을 걸고 통과시켜야 한다”며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돌아봐야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그러더니 김태호 최고위원은 “저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치는 차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느닷없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헌은 국가적 중요한 과제다. 이 일(개헌)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때 반드시 경제 관련 법안들이 통과돼야 한다. 통과되지 않으면 개헌 문제도 완전히 물 건너간다는 것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가 개헌 논의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편, 재선인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3위 득표자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경남도지사를 지내고,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하는 등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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