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 문창극 “저는 신앙 고백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은 괜찮은가”

“국회는 청문회 개최할 의무 있는데,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사퇴하라고 했다” 기사입력:2014-06-24 12:40:13
[로이슈=신종철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24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 10일 총리로 지명된 지 14일만이다.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다. 사퇴 기자회견이 13분가량으로 이례적으로 상당히 길었다.

앞서 지난 5월 28일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물러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사퇴 기자회견 전문이 A4용지 1장 분량으로 간단했던 것과 비교해도, 문 후보자는 달랐다.

문 후보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사퇴를 요구한 국회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언론에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특히 문 후보자는 “저는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은 괜찮은 겁니까?”라고 따져 묻는 부분에서는 상당한 억울함을 갖고 있는 듯 했다.

▲24일사퇴한문창극국무총리후보자

▲24일사퇴한문창극국무총리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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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님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 사퇴합니다”라고 밝혔다

문창극 후보자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겠다는 말씀에 공감했다. 또, 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겠다는 말씀에 저도 조그마한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며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국회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문 후보자는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하는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돼버렸다”며 “저는 특히 자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자유 민주주의란 개인의 자유, 인권, 그리고 천부적인 권리는 다수결에 의해서도 훼손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제도”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 필요하다. 주권과 법치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지는 것이다. 국민의 뜻만 강조하면 여론 정치가 된다”며 “이 여론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입니까? 여론은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 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쉽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법치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다.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 그 청문회 법은 국회의원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근거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했다”며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이 나라는 누가 법을 지키겠습니까?”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언론에도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문 후보자는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며 “언론의 생명은 진실 보도다. 다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보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것이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보도가 아니라 진실보도”라며 “우리 언론이 진실을 외면한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다”고 자신을 향했던 언론도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신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후보자는 “신앙 문제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다.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린다. 그것은 소중한 기본권이다. 제가 평범했던 개인 시절 저의 신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 무슨 잘못이 됩니까”라며 따져 물으며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의 ‘옥중서신’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히셨다. 저는 그 책을 읽고 젊은 시절 감명을 받았다. 저는 그렇게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은 괜찮은 겁니까?”라고 억울해했다.

문창극 후보자는 가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기자회견 내용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문 후보자는 끝마무리에서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이도 그 분이고, 저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분도 그 분이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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