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김두식 교수 “청와대 ‘조문연출’ CBS에 소송…정말 황당”

“청와대에 법률가들이 한두 명이 아닐 텐데”…“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 맞다” 기사입력:2014-05-16 00:30:38
[로이슈=신종철 기자] 검사 출신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조문연출’ 의혹을 보도한 CBS 노컷뉴스 등에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로 8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정말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김두식 교수는 <헌법의 풍경>의 저자로 유명한데, <헌법의 풍경>은 법학 교양서의 대표 도서이자 법률가 지망생들에게 필독서로 손꼽힌다.

▲청와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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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은 지난 4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했을 때 위로한 할머니가 청와대가 섭외한 인물로 드러났다는 CBS노컷뉴스 보도가 김기춘 비서실장, 박준우 정무수석 등 비서실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8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또 지난 13일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이와 관련, 김두식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먼저 “‘조문 연출’을 보도한 CBS 노컷뉴스 등을 상대로 청와대가 8천만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한다. 비서실장께서 검찰총장,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분으로 알고 있다. 정말 황당하다”고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에 법률가들이 한두 명이 아닐 텐데”라며 “이런 무리한 소송을 진행하도록 다들 손 놓고 있는 것 자체가 기형적인 의사소통구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어나서 한 번도 표현의 자유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없는 분들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검사도 하고 장관도 하고 비서실장도 하는 나라다.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일하는 대통령 역시 민주주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거나, 조직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꼬집으며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 맞습니다”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런 사안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 입장을 전했다. 그는 “상당히 보수적인 지금 대법원에서도 이런 기초가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대법원이 2012년 8월 23일 선고한 손해배상 사건(2011다40373) 판결을 소개했다. 쉽게 말해 이번 청와대의 소송 제기가 부적절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의 수행을 그 사명의 하나로 하는 언론보도의 특성에 비추어, 언론보도의 내용이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직자의 공직 수행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어떤 의혹을 품을 만한 충분하고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그 사항의 공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언론보도를 통하여 위와 같은 의혹사항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조사를 촉구하는 등의 감시와 비판 행위는 언론자유의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인 보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언론보도로 인하여 공직자 개인의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다고 하여 바로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고,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은 김두식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대법원이 2006년 5월 12일 선고한 사건(2004다35199) 판결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언론보도가 공직자에 대한 감시ㆍ비판ㆍ견제라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인지는 그 언론보도의 내용이나 표현방식, 의혹사항의 내용이나 공익성의 정도, 공직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정도, 취재과정이나 취재에서 보도에 이르기까지 사실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그 밖의 주위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판결 역시 대법원이 2007년 12월 27일 선고한 사건(2007다29379) 판결 기조를 대법원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김두식 교수는 “이 짧은 글을 쓰면서도 ‘태어나서 한 번도 표현의 자유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없는 분들’이라는 표현을 놓고 0.1초 고민했다”며 “멍청한 누군가가 이 문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결과적으로는 제가 승소하더라도 과정의 귀찮음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런 자기검열을 하도록 만드는 상황 자체가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당장 잡혀가서 두들겨 맞는지 아닌지’가 기준이 아니고, 귀찮음을 감수할 용기가 절실한 시기”라고 씁쓸해했다.

김두식 교수는 이런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렸는데 누리꾼들은 발빠르게 퍼나르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SNS를 통해 널리 확산됐기에 보도한다.

▲검사출신김두식경북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가15일트위터에올린글

▲검사출신김두식경북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가15일트위터에올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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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의 페이스북 글은 15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330건이 넘게 공유됐고, 1300명 넘게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또한 김 교수는 이번 소송을 지적하는 부분을 트위터에도 올렸다. 수백명의 누리꾼들은 리트윗하며 크게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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