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박근혜 대통령 사과? 참모 앞에서?…‘남 탓’ 제발 그만”

검사 출신 김두식ㆍ최강욱 변호사의 돌직구…한인섭 교수, 이재화 변호사, 이정희 대표 등 쓴소리 기사입력:2014-04-29 22:10:33
[로이슈=신종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세월호 참사 14일 만에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것에 대해 사과했으나, 법조계 인사들의 반응은 냉담함을 넘어 돌직구 발언도 쏟아졌다.

그 이유는 이날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면서도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고, 또한 청와대에서 공식 사과 기자회견도 아닌 참모들 앞에서 사과한 것은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박 대통령이 사과하면서 언급한 ‘적폐’도 법조인들의 심기를 자극했다. 적폐(積弊)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을 뜻한다. 한마디로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적폐들 시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자기가 임명한 사람들만 모인 가운데, 앉아서 사과문을 낭독한다면, 제대로 된 사과라고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또 “(박 대통령은) ‘과거의 적폐를 해소하지 못해 사고 났다’면서 주된 책임을 과거로 쏙 돌려버린다면, 이게 제대로 된 사과이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검사 출신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출신인 최강욱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친 돌직구를 던졌다.

김두식 교수는 트위터에 “대통령님, 그 적폐의 결과물이 바로 당신이에요.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는 적폐 덕분에 대통령께서 지금 그 자리에 앉아계신 거고요. 당신이 도려낼 수 있는 적폐가 아닙니다. 남의 탓 그만하고 제발 자신과 그 주변을 좀 돌아보세요”라고 쓴소리를 냈다.

최강욱 변호사도 트위터에 “적폐를 지적하면 끝인가? 그 적폐가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을 낳았다. 그 적폐가 민간인을 사찰하고 간첩을 조작했으며 용산과 강정, 밀양에서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부정한 권력은 언제나 적폐로 혜택을 보고 책임을 가린다. 약자를 팽개치면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도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14일 만에 ‘국민 여러분께 죄송’. 옆구리 찔러 절 받기 아닌가”라고 씁쓸해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 앞이 아니라 국무회의에서 한마디 한다고, 국민의 응어리가 풀릴까?”라고 지적하며 “본인의 잘못에 대한 반성 없는 사과를 진정성이 있는 사과로 믿을까? ‘글쎄’올시다”라고 비판했다.

변호사 출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트위터에 <국민 아닌 참모 앞에서만 사과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며 “가족들 앞에서 ‘죄송합니다’ 한 마디를 바랬습니다만, 그렇게 어려운가요”라고 비판했다.

법인권사회연구소는 트위터 [촌평]을 통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침몰의 예방과 초동대처 실패에 대해 사과 발언했다”며 “별도의 공식 사과 발언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박근혜 대통령 어떻게 사과했나?

▲29일청와대국무회의모습(사진=청와대홈페이지)

▲29일청와대국무회의모습(사진=청와대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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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으나,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먼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도 벌써 13일이 지나고 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오늘 다녀왔다”며 “그곳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슬픔과 비통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간은 흐르는데 아직 많은 분들이 가족들의 생사조차 모르고 있고 추가적인 인명구조 소식이 없어서 저도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가족 친지 친구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 사고로 어린 학생들의 피어보지 못한 생이 부모님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일 것”이라며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사죄’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습니다”라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정홍원) 총리께서 사의를 표했지만 지금은 실종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최선을 다한 후에 그 직에서 물러날 경우에도 후회 없는 국무위원들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여기 계신 국무위원들도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헌신과 노력으로 소명을 다해 주길 바란다”며 “그 이후의 판단은 국민들께서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들,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부분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 문제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과거로부터 겹겹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며 “집권 초에 이런 악습과 잘못된 관행들,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노력을 더 강화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반드시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잘못된 문제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틀을 다시 잡아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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