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법관의 양심’이 흔들리면 슬픈 일”…사법부에 메시지

“법관이 진실과 허위 판단기준은 시대적 상황도 아니고, 다수나 소수도 아닌 법관의 양심” 기사입력:2014-02-19 12:09:35
[로이슈=신종철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영선 위원장은 18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에게 “법관의 양심이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흔들린다면, 그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이라며 판결함에 있어 법관의 양심을 강조했다.

원론적인 당연한 말 같지만, 사법부 입장에서는 뜨끔할 만큼 뼈아픈 메시지다. 최근 논란이 된 법원 판결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 등 법원행정처 간부들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14년 대법원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였다.

▲국회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인박영선민주당의원(사진출처=홈페이지)

▲국회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인박영선민주당의원(사진출처=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회의 시작 모두 발언에서 “우리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그 양심에 따라서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여기서 말하는 양심은 법관으로서의 직업적 양심을 말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최근에 있었던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또 인혁당 사건 등에서 이 ‘법관의 양심’이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흔들린다면 그것은 참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법관에 있어서 진실과 허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시대적 상황도 아니오, 다수나 소수의 문제도 아니라 법관으로서의 양심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업무보고를 시작하도록 하겠다”며 사법부에 ‘법관의 양심’에 관한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영선 위원장의 ‘시대적 상황’이라는 지적은 인혁당 사건뿐 아니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 불리는 ‘유서대필 사건’ 강기훈씨에 대한 재심에서 서울고법 제10형사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가 지난 13일 무죄를 선고한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돼 옥고를 치른 지 무려 23년 만에 누명을 벗은 사건이다.

특히 ‘법관이 진실과 허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수,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법관으로서의 양심’이라고 강조한 부분은 눈길을 끈다.

아마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 축소 지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가 지난 6일 무죄를 선고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추측은 박영선 위원장의 트위터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이 사건 재판은 수사압력 의혹을 양심고백으로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비롯한 이광석 수서경찰서장 등 다른 17명 경찰관들의 증언 신빙성 싸움으로 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1(권은희) 대 17’로 불린다. 그런데 재판부는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과장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반면 다른 경찰관들의 증언을 믿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박영선(민주당) 위원장은 트위터에 “너무 충격이 커서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김용판 무죄...대한민국이 죽어가고 있군요. 권은희 과장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재판부. 사법부도 유신사법부로”라고 통탄했다.

박 위원장은 다음날에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김용판 청장 무죄판결 결과는 법리를 앞세워 국민을 속이고 진실과 정의를 말하는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정의로운 국민에게 매우 큰 상처를 준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더더욱 이러한 엉뚱한 일을 하는데 판사도 한몫을 했다는 점에서 우리를 참 슬프게 합니다”라고 재판부를 겨냥했다.

박 위원장은 또 “특히 진실을 말하는 권은희 수사과장에게 깊은 상처를 준 재판부는 마치 한 떨기 장미꽃을 무참히 군화발로 짓밟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정의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고 그 정의를 지키라고 우리는 사법부를 만들고 독립을 외쳤던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 나선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의 법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생각아래 국민과 소통하는 투명하고 열린 법원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처장은 “오늘 그간의 노력의 내용을 국민의 대표인 의원님들에게 보고 드리겠다. 그리고 의원님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소중이 새겨듣겠다. 어떠한 비판과 질책이라도 모두 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법부의 사명을 다하라는 애정 어린 충고로 알고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사법부가 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의 지원과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2,972.19 ▲21.89
코스닥 779.73 ▲4.08
코스피200 398.86 ▲3.68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45,329,000 ▼352,000
비트코인캐시 638,000 ▼11,000
이더리움 3,502,000 ▼11,000
이더리움클래식 22,940 ▼60
리플 3,009 ▼9
퀀텀 2,737 ▼1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45,361,000 ▼232,000
이더리움 3,502,000 ▼10,000
이더리움클래식 22,950 ▼10
메탈 940 ▼3
리스크 550 ▼1
리플 3,007 ▼11
에이다 840 ▼2
스팀 173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45,260,000 ▼360,000
비트코인캐시 639,000 ▼9,500
이더리움 3,500,000 ▼15,000
이더리움클래식 22,930 ▲30
리플 3,007 ▼12
퀀텀 2,740 ▼3
이오타 228 ▲1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