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심판 대리인단 “법리 맞지 않는 심판청구권 남용”

5일 민변 사무실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청구 논리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 가져 기사입력:2013-12-05 12:34:4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사건 통합진보당의 소송대리인단(단장 김선수 변호사)이 5일 서울 서초동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청구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소송대리인단은 전날 헌법재판소에 130쪽 분량의 답변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소송대리인단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와 기자회견을 요약하면 “정부의 정당해산심판청구는 법리에도 맞지 않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심판청구권 남용”이라는 게 핵심이다.

소송대리인단은 “정부가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정당투표 10.3%에 달하는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정당에 대해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것은, 전체 진보정치세력에 대한 이념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정당해산심판청구는 권력으로부터 소수정당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정치의 다원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헌법의 취지를 역행한 것이고, 진보정당의 생명줄을 끊어버리고 그를 빌미로 진보진영을 비롯한 모든 반대정파들의 입을 막고 몸을 묶어두기를 의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법이 1960년 정당해산제도를 도입한 것은 방어적 민주주의라는 미명 아래 정부의 자의적인 야당탄압용으로 정당해산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 청구는 헌법의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어떠한 정당이라도 폭력에 의해 체제를 파괴하고자 하지 않는 한 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세계적인 추세인데 역한다는 것이다.

소송대리인단은 그러면서 “‘종북몰이’를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덮고 정치적인 반대자들을 억압하는 ‘신공안정국’ 조성 의도로 제기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이번 정당해산심판청구는 중대한 절차상의 흠이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89조 제14호와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부가 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려면 사전에 반드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하도록 돼 있는데, 이 사건은 필수절차인 통상의 차관회의를 건너뛴 채 국무회의 긴급의결안건으로 처리함으로써 국무위원들이 사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심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채 안건을 의결했다”면서 “이번 청구는 실질적인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규정의 취지에 반하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민주노동당이 2011년 6월 ‘사회주의적 이상과 가치를 계승’한다는 것을 삭제하고 대신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하는 등 사회주의 용어를 지양한 것을 두고 대외적으로 ‘사회주의 용어를 숨기기 위한 위장전술’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소송대리인단은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킬 것을 밝힌 강령을 가졌던 민주노동당 시절에도 그 목적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전혀 없었는데, 보다 순화된 노선을 채택한 현재에 이르러 갑자기 그 목적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통합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 김일성이 주장하는 ‘진보적 민주주의’에서 기원한 것이고, 북한의 지속적인 지령에 따라 도입된 것이며,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따라 궁극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소송대리인단은 “진보적 민주주의는 ‘김일성이 주장한 고유명사’가 아니라, 뉴딜정책을 추진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등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과 많은 정치인들이 진보적 민주주의를 주장했고, 통진당이 추구하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인 권력분립, 대의제,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법권 독립, 지방자치 보장, 기본권 존중 등을 모두 인정하고 있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정부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통합진보당의 미군철수, 평화협정 체결, 국가보안법 폐지 강령은 북한에 동조하는 것으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리인단은 “헌법은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헌법사항이 아니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민주적 기본질서와 관련이 없는 정책사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리인단은 “주권국가로서 전시작전통제권을 60년 넘게 타국에게 넘겨준 나라는 지구상에 대한민국 밖에 없어, 주한미군이 궁극적으로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주권국가로서는 당연한 명제이고,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오래전부터 학계, 정부, 여러 정당 등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국가보안법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학문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기 때문에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수차에 걸쳐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고, 미국 국무부의 ‘인권보고서’, 국제엠네스티 보고서 역시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매년 지적하고 있으며, 과거 참여정부 시절인 제17대 국회에서는 2004년 10월 여당 의원 151명,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이 각각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을 발의해 국회의원 과반수가 국가보안법폐지안을 국회에 상정까지 한 적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석의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수원지법에서 1심 재판 진행 중에 있고, RO의 실체 및 내란음모의 존부에 대해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확정되지 않은 형사범죄사실을 정당해산심판의 주된 사유로 삼는 것은 무죄추정원칙에도 반할 우려가 있으므로, 정당해산심판 사건은 형사사건이 최종 확정된 이후에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소송대리인단은 “통합진보당은 대중정당으로서 모든 활동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국가안위에 위협이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사정기관은 즉시 대처할 수 있고, 통진당 구성원 중에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의회의원의 활동은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직분에 위배되거나 국가의 안위를 해하는 내용이 있다면 각 소속기관에서의 자격심사나 수사기관에의 고발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정당해산심판청구가 아닌 유효 적절한 대체수단이 있어 해산의 불가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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