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입법공청회가 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날 공청회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위철환)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 4일 국회 제1세미나실에 열린 입법공청회 먼저 기존 법조인 선발제도인 사법시험의 ‘고시낭인’ 등 폐단에 대한 반성과 세계화 국제화에 부응하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목표로 2009년 로스쿨이 개원해 현재 로스쿨 5기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런데 로스쿨 제도가 학비 등 고비용이 소요돼 사회적 약자의 법조 진출기회를 차단하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비판적 견해가 있어 현재 사법시험을 존치할 필요가 있다거나,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로스쿨 도입으로 종전 사법시험은 2013년 300명, 2014년 200명의 합격자를 뽑고, 2017년까지 매년 50명씩 합격자를 줄여나가 2018년에는 사법시험이 완전 폐지된다.
하지만 변호사단체와 대한법학교수회는 사법시험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법조인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으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에 대한 도입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비시험제도는 경제적 사정 등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하기 어려운 사람 등에게 로스쿨을 수료하지 않더라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자는 것이다.
현재 변호사 예비시험 및 사법시험 존치 등을 둘러싼 논쟁은 뜨겁다.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법학전문대학협의회와 한국법학교수회는 “예비시험은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지 않아 법조인 양성체제의 근간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입장이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 12월 사법시험 수험생 109명이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부칙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출해 헌재의 판단이 주목된다. 청구인들을 대리한 청년변호사협회(회장 나승철)는 “로스쿨에 진학할 돈이 없어 저소득층의 법조계 진입이 차단돼 법조인이 되지 못한다면 헌법상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청구 취지를 밝혔다.
또한 지난 10월 11일에는 로스쿨 비인가 77개 대학 법학교수들이 주축이 된 대한법학교수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사법시험 인원을 500명 정도로 존치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법률안을 입법청원했다. 여기에다 지난 11월 8일에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사법시험 존치를 담은 입법청원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법시험 존치와 예비시험 도입에 대한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국회에서 법원행정처,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벌인 것.
◆ 박영선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제출…2015년부터 본격 준비작업 착수”
이날 공청회 주제발표와 토론을 지켜본 박영선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없어진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로스쿨제도 도입 시 논의가 유보됐던 예비시험제도를 당초 예정대로 올해 논의하기 위해 1, 2차 공청회에 이어 세 번째 공청회를 갖게 됐다”고 공청회 개최 경위를 밝혔다.
박 의원은 특히 “2017년부터 사법시험이 폐지되기 때문에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대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2014년 초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제출해 국회 차원의 논의를 상반기 중 시작하고,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제도 시행 준비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당초 올해 개정안을 제출 예정이었으나 1, 2, 3차 토론회를 통해 의견수렴 기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정안 제출시기를 내년 초로 늦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김한규 변호사(서울변호사회 부회장)는 토론 뒤 페이스북에 “발표자와 토론자 간에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박영선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은 법조인 배출창구로서 로스쿨로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보완책으로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변호사예비시험’을 입법화할 의사를 표명했다”며 “아무래도 내년에는 법조인 배출 방안에 대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법원행정처 박찬익 사법정책심의관, 법무부 법조인력과 반종욱 검사, 대한변호사협회 이정호 부협회장,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및 자료를 종합했다.
▲ 사진 왼쪽에 박영선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 오른족에는 토론자로 참여한 김한규 서울변호사회 부회장과 그 옆은 김창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제도발전실무위원회 위원장 ◆ 박찬익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 “장기 관점서 꾸준한 개선 이뤄져야” 신중론
박찬익 사법정책심의관은 “예비시험이 로스쿨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통로가 될지 여부는 의문”이라며 “예비시험 제도가 로스쿨 제도에 비해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지 여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로스쿨 제도하에서의 사회적 취약계층의 보호와 예비시험이 도입됐을 때의 보호 정도를 비교하기 어려워 앞으로 연구가 더 행해진 뒤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심의관은 “예비시험 도입으로 얻는 이득도 분명 존재하나, 아직은 득이 실보다 더 클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초기에 불과한 현 시점에서 예비시험 도입, 사법시험 제도의 존치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학전문대학원에게 상당한 기회를 줬는데도 불구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 당시의 취지 및 목적을 완수하지 못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제도에 본질적인 수정을 하거나 다른 제도로 변경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심의관은 “법조인 양성 제도의 개선은 결국은 국민들을 위한 사법제도 실현을 위한 노력의 일환인 만큼 단기적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 반종욱 검사 “예비시험에 대한 법무부 공식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법무부 법조인력과 반종욱 검사는 “예비시험 제도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나 법조진출 기회균등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가치가 있으나, 로스쿨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 면이 있는 만큼 로스쿨제도의 안정적 정착 여부, 취약계층의 로스쿨 진학 현황, 신규 법조인의 취업추이 및 사회적 평가 등을 고려하고 사회 각계의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스쿨 제도는 현재 시행 초기의 취약 단계여서 예비시험 도입은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있고, 예비시험을 도입할 경우 사법시험에서 나타나 고시낭인, 대학교육 황폐화 등 부작용이 그대로 재현될 우려가 농후하다”고 부정적인 의견도 함께 내놓았다.
반 검사는 “예비시험에 대한 법무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 “2017년까지는 사법시험이 존치되고 현재 로스쿨의 특별전형 제도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진출이 가능하므로 로스쿨 장학금 확충 등 로스쿨 제도 자체의 개선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이정호 대한변협 부협회장 “법조인 지망생들에게 희망의 사다리 놓아 줘야”
대한변호사협회 이정호 부협회장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로스쿨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예비시험은 또 하나라의 진입장벽일 뿐이고 힘없는 서민들에게 실익이 없는 제도가 될 수 있는 뼈아픈 지적도 있으나, 이런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형편상 로스쿨에 갈 수 없는 국민과 수많은 법조인 지망생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 주고자 예비시험을 실시한다면 반드시 귀담아 두고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국민들에게 균등한 법조계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쿨을 수료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제19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85%가 예비시험제도의 도입을 찬성했고, 75.6%가 사법연수제도 도입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협회장은 “예비시험 도입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하며, 로스쿨 도입 당시에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사법시험을 존치시키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 박경신 “로스쿨 위기…해법은 변호사시험 완전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정원 폐지”
마지막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경신 교수는 “로스쿨은 현재 극심한 위기에 처해 있는데, 그 위기의 핵심에는 바로 변호사시험이 입학정원 대비 75%의 정원제로 운영돼 매년 25%의 학생들이 도태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더 높일 명분은 없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현재의 로스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추가 인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변호사시험제도의 완전한 자격시험화, 로스쿨 정원제 폐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예비시험은 사법시험의 변용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서민들에게까지 법률서비스의 혜택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의 완전한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정원제의 폐지가 선행된 연후에 예비시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의 법과대학에 있는 학생들, 고시원이 있는 학생들, 직장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우선 예비시험에 합격하고 3년 동안 로스쿨이 아닌 저렴한 대체법학교육과정을 수료하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준다는 것은 변호사시험 응시자 문호개방의 목적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한규 “사법시험 존치” vs 김창록 “로스쿨 도입으로 전문지식 갖춘 법률가 배출”
한편 토론자로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인 김한규 변호사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제도발전실무위원회 김창록 위원장(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참석했다.
김한규 부회장은 “로스쿨의 높은 학비와 진입장벽을 감안할 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사다리가 필요하지만 예비시험을 도입한 후 다시 대학원 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하면 그것은 또 다른 경제적, 시간적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차라리 사법시험을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김창록 위원장은 “예비시험을 희망의 사다리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로스쿨 도입으로 대학교육 정상화,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법률가 배출, 토론을 통한 내실있는 법률교육 등이 가능해졌다”고 로스쿨 교육의 긍정적인 성과를 밝혔다.
▲ 사진 맨 앞이 나승철 서울변호사회 회장,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축사를 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장관 한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삼인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또한 신학용, 우윤근, 유인태, 김상희, 김춘진, 이인영, 이춘석, 서영교, 김영록, 임내현 의원(이상 민주당), 권선동, 김학용 의원(이상 새누리당), 서기호 의원(정의당) 등 여야 의원이 참석해 변호사시험 예비시험제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변호사 예비시험’ 내년 추진…입법공청회 찬반 열띤 공방
변호사단체와 대한법학교수회는 찬성 vs 법학전문대학협의회와 한국법학교수회는 반대…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신중한 입장 기사입력:2013-12-04 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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