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예비시험-사법시험 존치…변협 ‘찬성’ vs 로스쿨협회 ‘반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박영선 의원과 대한변협 공동주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도입 필요한가?> 토론회 열기 후끈 기사입력:2013-12-04 16:46:2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위철환)가 공동 주최하는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도입 필요한가?>라는 토론회가 4일 국회 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주제에 관한 토론회는 올해 세 번째다. 그 만큼 찬반 의견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 앞서 전국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 위철환 협회장은 인사말에서 변호사예비시험 제도의 도입이나 사법시험의 존치를 주장한 반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신현윤 이사장은 이 같은 주장에 정면으로 반대하며 토론 시작 전부터 열기가 후끈했다. 이날 토론회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입법공청회 자리라고 보면 된다.

4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변호사예비시험제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현행 사법시험법에 따르면 오는 2017년 사법시험을 마지막으로 종전 법조인 선발제도인 사법시험은 폐지된다. 그 이후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아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변호사 예비시험’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크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금의 법학전문대학원 시스템은 고비용이라는 구조적 문제점과 함께 학력이나 배경 등에 의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야기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게 변호사업계의 지적이다. 쉽게 말해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법사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과 야당 간사인 이춘석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상희(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학용(예산결산특별위원회), 서기호(법사위원회), 서영교(법사위원회), 신학용(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유인태(외교통일위원회), 이인영(기획재정위원회) 의원(가나다순) 등이 참석하며 토론회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세미나실에 준비된 의자도 방청객들이 모두 채웠다.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박영선 “개천에서 ‘용’나는 사회 만드는데 함께 논의해야”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박영선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저희가 (법조인양성 제도를 사법시험에서) 로스쿨제도로 법을 바꾸면서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왜냐하면 2013년부터 로스쿨 제도와 그에 따른 문제점을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국민들과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로스쿨 제도를 인해서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기회균등 차원에서의 어떤 문제점은 없는지, 그리고 개천에서 ‘용’나는 사회를 우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수는 없는지에 대한 그런 가능성, 또 문제의식을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토론회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오늘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님과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비롯한 정말 아주 소중한 분들이 축사를 해주러 오셨다는 것은 이 문제에 관한 중요성을 더해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런 계기를 통해 저희가 국회에서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되는 문제점을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2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개원을 앞두고 법무부가 제출한 변호사시험법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로스쿨 졸업생에게만 응시자격을 부여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부결됐다.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조인력양성 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소위원회를 열어 본회의에서 부결된 변호사시험법 등을 재검토했다. 당시 특별소위는 “변호사예비시험제도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변호사시험법에 예비시험제도를 규정하지 않는 대신 2013년에 로스쿨 교육상황 등을 고려해 변호사예비시험제도를 다시 논의하기로 부대의견에 명시했다. 그 부대의견에서 변호사시험제도를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이 2013년이다.

박영선 의원은 “갈 길은 먼데 시간은 부족한 형국”이라며 “예비시험제도를 어떻게 설계하고 입법화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미국, 일본 등 외국의 입법례와 부작용 등을 고찰해 우리 실정에 맞는 ‘기회 균등한 법조인 선발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아무쪼록 오늘 토론회가 사회적 취약계층도 정의로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나라,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나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열띤 토론을 기대했다.

▲ 인사말을 하는 박영선 의원 ◆ 위철환 대한변협회장 “변호사예비시험 내지 사법시험 존치 등 보완장치 꼭 필요”

인사말에 나선 위철한 변협회장은 먼저 “오늘 토론회를 위해서 귀한 시간을 내주신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님, 황교안 법무부장관님 그리고 여야의 여러 의원들이 오셨는데 감사드린다”며 토론회 공동 주최자로서 인사를 전했다.

위 변협회장은 “지금 우리 사회는 어른들이 제도적인 어떤 고안으로 인해 젊은 학생들이나 또 젊은 법조인들이 상당히 많은 갈등을 안고 있다”며 “그러나 궁극적인 목적은 어떻게 하면 공정하고 기회가 균등하고 또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고, 또 법조인 양성제도가 우리나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라고 토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 토론을 하는 의미가 상당히 크고, 좋은 결실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며 “이번 토론을 통해 갈등의 여러 가지 의견들을 잘 조율해서 서로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고 뭔가 국민들에게 또 법조인이 되려는 지망생들에게 희망이 되는 좋은 제도가 고안되기를 강력히 희망해 본다”고 강조했다.

위철환 변협회장은 그러면서 “제가 준비한 인사말이 있지만 여러분이 많이 오셨고, 시간도 없는 관계로 간략하게 인사말을 갈음한다”고 말했다.

위 변협회장이 준비했던 인사말에서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공정한 법조인 선발 및 양성제도와 서민의 법조계 진출을 위한 사다리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변호사 예비시험 내지 사법시험 존치와 같은 제도적 보완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학교육과 법조인력 양성과정은 단순한 직업교육을 넘어,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의 인적 기반을 구축하는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라며 “오늘 토론의 장을 통해 보다 구체적 예비시험의 모습을 찾아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국민의 사법복지에 이바지하고 법조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 황교안 법무부장관 “저는 공무원식으로 하겠다” 웃음 줘..

토론회 축사에 나선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첫 마디에서 웃음을 줬다. 황 장관은 “박영선 법사위원장님과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님은 말씀을 잘하시기 때문에 원고 없이 잘 하셨는데, 저는 공무원식으로 하겠다”며 웃어 꽉 채운 토론장에 웃음을 던져줬다.

이어 준비한 축사를 꺼낸 황 장관은 “법학전문대학원은 종래 사법시험 체제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온 사법시험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장기간에 걸쳐 고비용을 요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체제만으로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며 “이 문제는 법률서비스의 수요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법학전문대학원 체제의 근간을 흔들지 않으면서 발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3번에 걸친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이 우리나라의 법조인 양성 제도를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데 좋은 계기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법조인 꿈꾸는 기회의 장이 제한되는 건 아닌지 문제 제기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축사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정착과 더불어 사법시험 정원의 감소 및 폐지가 예정돼 있는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의 학비 부담 등으로 법조인을 꿈꾸는 국민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제한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와 토론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축사를 하는 황교안 법무부장관, 사진 맨 앞은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 ◆ 나승철 서울변호사회장 “로스쿨은 기회균등과 직업선택의 자유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배치”

축사에 나선 서울지방변호사회 나승철 회장은 “현행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지나치게 높은 등록금과 불충분한 장학금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법조계 진입을 사실상 차단한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며 “이는 기회균등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나 회장은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 배경과 역사를 고려할 때 긍정적 측면을 무시하자거나, 이미 시행된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법조인력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해 모든 국민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신현윤 이사장, 사법시험 존치나 변호사예비시험 도입 반대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신현윤 이사장은 사법시험의 존치나 변호사 예비시험제도의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현웅 이사장은 축사에서 “변호사예비시험의 도입을 주장하는 측이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입학전형 방식과 고액의 등록금으로 인해 ‘개천의 용’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해마다 120명 이상의 학생을 특별전형(사회배려)으로 선발해 변호사로 성장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서민의 법조계 진출=서민의 계층 이동’이라는 공식에도 동의할 수 없지만 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변호사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하거나 사법시험 제도를 존치하면 지금 걱정하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라며 “변호사예비시험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분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걱정한다면 문제가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보다는 서민도 쉽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안착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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