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안철수 멘토 없어 졌고, 문재인 멘토 벗어나지 못해 졌다”

“안철수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던 ‘안철수 쓰나미 현상’의 수혜자 될 수 있었는데” 기사입력:2013-02-07 22:04:33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국회의원 15~18대 4선의 중진으로 법무부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작년 대선 정국에서 “안철수는 멘토가 없어서 졌고, 문재인은 멘토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졌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천정배 전 의원은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12층 ‘경향시민대학’에서 대선평가와 민주당의 진로, 한국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다.

▲ 법무부장관 출신 천정배 전 민주당 최고위원(사진=홈페이지)



천 전 의원은 먼저 “이번 대선은 단기적으로는 ‘안철수냐, 아니냐를 선택하는 선거’, 중장기적으로는 ‘민주당과 민주당 자신의 싸움’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기성 정치세력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강력했다. 이것이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라며 “이 민심의 쓰나미는 워낙 강력해서 기성 정치를 휩쓸어 버릴 것 같은 기세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성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천 전 의원은 “안철수가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듯하던 ‘안철수 쓰나미 현상’의 수혜자가 되지 못한 것은 훌륭한 멘토가 없었거나, 멘토링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전략가 윤여준이 안철수를 떠나 문재인에게 간 것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에 문재인은 야권단일후보로서 70%에 이르는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등에 업고도 민주당과 자신이 속한 계파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며 “문재인은 멘토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졌다”고 정평했다.

◈ “민주당, 10년 동안 우왕좌왕…계파만 날뛰는 기득권 카르텔”

민주당 4선의 중진인 천정배 전 의원은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환골탈태의 쇄신을 주문했다.

천 전 의원은 “민주당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지만, 그 동안 민주당이 보여 온 모습을 생각해 볼 때 이번에 받은 48% 득표는 결코 적지 않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고 퇴임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은 한마디로 우왕좌왕해 왔고, 뚜렷한 국가비전도 내실 있는 정책도 제시하지 못했으며, 계파만 날뛰는 기득권 카르텔이 되고 말았다”고 혹평했다.

그는 “국민은 이런 민주당을 각종 선거 때마다 준엄하게 심판하고 경고했다. 2003년 이후 치러진 거의 모든 선거, 즉 대선, 총선, 지방선거,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 번도 자기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 당연한 귀결이지만 철저한 자기쇄신도 이루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3무(3가지가 없는) 정당”이라며 “제대로 된 반성, 자기쇄신, 국가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민주당에게 국민들 48%가 표를 주신 것”이라며 “그러기에 민주당이 조금만 더 비전과 정책을 갖춘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였거나, 조금만 더 내부 기득권을 혁파했거나, 특히 조금만 더 자기반성과 자기쇄신을 이루었더라면, 2%p 정도는 어렵지 않게 더 얻었을 것”이라고 민주당의 무능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민주당 등 개혁진보 정치세력에게 유리한 쪽으로 민심이 빠르게 변화해 왔다. 지역주의와 냉전이데올로기는 무너지고 있고 경제민주화, 민생복지, 정의와 평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었는데도 민주당이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일 변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진 것”이라며 “48%의 득표도 민주당이 국민을 볼모로 잡아서 얻어낸 것”이라고 거듭 민주당을 질타했다.

천정배 “민주당 이렇게 된 데 제 책임 매우 컸다…뼈아프게 참회하고 사죄한다”

천 전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렇게 된 데에는 제 책임이 매우 컸다. 그 동안 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해 내 딴으로는 하느라고 해 왔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참으로 엉터리 짓을 많이 했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또 “준비와 실행에 철저하지 못했고 성급했으며, 헌신하는 자세도 부족했다. 뼈아프게 반성하고 참회하고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이며 “실은 이럴 면목마저 없다는 것이 지금의 부끄럽고 솔직한 심정”이라고 사죄했다.

한국정치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바라보는 천 전 의원은 “좋은 정치는 3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좋은 국민, 좋은 정치세력(정당), 좋은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며 “좋은 국민은 이미 있으니, 이제 좋은 세력과 지도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민주당이 3유 정당으로 변화를 이룩해낸다면 그 과정에서 좋은 지도자도 탄생할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 때부터는 얼마든지 다수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고, 5년 뒤 정권교체도 이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것이 희망의 근거”라고 덧붙였다.

천 전 의원은 “민주당은 ‘안철수 쓰나미 현상’의 근저에 흐르는 국민의 정치쇄신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기실 안철수 현상은 그동안 민주당이 국민을 실망시킴으로써 만든 것이다. 국민의 쇄신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철저한 쇄신을 주문했다.

◈ “민주당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지고 계파 충성심만 남아…계파 패권주의 극복해야”

그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을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씀했는데 정확한 진단이고 지당한 방향이며, 박기춘 원내대표가 전직 원내대표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당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 만큼 철저하고 치열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지난 10년을 처절하게 평가 반성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롭고 믿음직한 민주당을 건축한다면, 미래는 다수의 개혁적 국민과 민주당의 것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패배했지만 국민들의 희망은 오롯이 남아 있다. 민주당은 결코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충분히 준비돼 있다. 민주당이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기만 하면 된다. 기어이 민주당 ‘재건축’을 성공시켜야 한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지도층의 비움과 헌신이 필요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계파 패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며 “계파정치는 극에 이르렀다. 민주당의 지도급 당원들에게 민주당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지고 계파 충성심만 남아 있지 않나 의심이 들 때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희망을 잃은 분들이 많지만, 민주당 밖에 검증된 개혁정치세력이 조직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안철수 신당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어쨌든 민주당으로서는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자세로 쇄신을 성공시켜야 한다. 국민을 섬기는 자세부터 회복해야 한다. 민주당이 살아나면 한국의 미래도 장밋빛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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