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탈락’ 서기호 판사 “배울 게 많구나 깨달아”

“사직서 제출한 박은정 검사, 다시 철회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어” 기사입력:2012-03-05 12:31:5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사법부의 양심’이라며 법원공무원들과 시민들이 제작해 준 ‘국민판사 서기호’ 법복을 입었던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통합진보당에 입당하며 정치인으로 ‘깜짝’ 변신했으나, 개방형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정 받지 못해 사실상 19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기 어렵게 됐다.

'국민판사 서기호'라고 적힌 법복을 입은 서기호 전 판사 5일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한 서기호 전 판사는 비례대표 탈락에 대해 “실망스럽다기보다는 제가 정치에 처음 입문을 하는 과정에서 역시 제가 아무래도 모르는 게 많구나, 앞으로 배워야 될 게 많구나 이런 걸 깨달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모르는 부분’에 대해 그는 “이정희 대표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상황과 다음날 유시민 대표께서 트위터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대표단 사이의 의견 차이를 대화로 풀고 조정해 가는 과정을 모르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이정희 공동대표가 강력 추천했는데도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볼 때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 세 사람이 의견대립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 서 전 판사는 “이번 과정을 계기로 당이 좀 화합하는 분위기로 가고, 뭔가 대표단 사이에서 소통이 더 원활하게 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에서 서 전 판사가 비례대표 13~15번 중 하나를 받아줬으면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선 많은 분들과 더 논의해보고 해야 될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면서 “일단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게 무엇인가, 그 다음에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바라는 게 어떤 부분일까, 이걸 좀 초점을 두고 결정을 해야 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개인적인 욕심이나 체면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당에 가입한 적도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 전 판사는 “특히 제가 원래 관심 있었던 분야가 사법개혁과 관련된 거니까 <부러진 화살> 영화라든가, 여러 가지를 통해서 드러난 사법개혁과 관련된 국민들의 어떤 여망 같은 것을 걸 제가 안아서 어떤 역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과정에서 정치에 입문까지 하게 된 거니까, 그런 분들의 마음을 담아서 그분들이 어떤 걸 진정으로 바라는지 거기에 따라서 결정을 해야 될 것 같다”고 거듭 신중하게 말했다.

서 전 판사가 퇴임식 때 ‘변호사 개업을 않고 부당한 재임용 탈락에 대한 법적대응을 하고 사법개혁에 힘쓰며 다시 법원으로 돌아간다’는 입장에서 통합진보당으로 입당한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서기호 전 판사는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 사건이 워낙 대법원과 전면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띠다 보니까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또 사법개혁을 중심으로 사회운동 차원에서 뭔가를 해보려 했는데, 사법개혁의 방향이 법령 개정 또는 헌법 개정까지 가야되는 내용들이 많아, 예를 들어 대법원장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각 법원장도 판사들이 직접 선출한다든지 아니면 국민들이 선출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방향들이 정당활동이나 정치를 전혀 배제하고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아 두 가지를 병행하기 위해 정당에 입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에 대해 <나는 꼼수다>가 ‘양심고백’한 것으로 공개한 박은정 검사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 전 판사는 “박은정 검사에 대해서 왜 수사기밀을 누설했느냐 라는 식으로 감찰 또 징계여부가 논란이 되니까 아무래도 박 검사가 힘들어 사직하는 건데, 결국은 박은정 검사가 사직의 형태를 띠었지만 사실상 검찰에서 기소청탁과 관련해서 어떤 압력이 있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순수하게 사직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진행자가 “사직서가 반려됐다고”고 말하자, 서 전 판사는 “일반적으로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사나 검사가 사직할 때는 굉장한 결단이다. 사직을 했다가 반려했다고 다시 그 반려를 받고, 다시 하겠다고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며 “박 검사가 사직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부통신망에 올렸는데 그걸 다시 철회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결국 사직하고 검복을 벗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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