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도청 의혹 KBS 연루” vs KBS “10% 의견 불과”

언론노조 KBS본부노조,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결과 발표…사측 “유감” 기사입력:2011-07-27 09:12:1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최근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태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긴급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은 KBS가 연루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본부노조는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 가운데 코비스(사내 게시망) 커뮤니티에 가입된 1063명을 대상으로 (신규 노조가입자 등은 커뮤니티에 아직 가입돼 있지 않아 제외) ‘도청 의혹’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일을 제외하고 나흘이 채 되지 않는 설문기간임에도 불구하고 567명이 응답해 ‘도청 의혹’에 대한 조합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고 26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먼저 <‘도청 사건’에 KBS가 연루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567명 중 548명인 97%가 연루됐다고 응답했고, 연루되지 않았다는 의견은 3%(19명)에 불과했다.

또 라는 질문에 96%(545명)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의견은 4%(22명)에 불과했다.

◈ KBS “직원 중 10% 참여한 소수 설문조사로 자의적이고 불공정”

도청 의혹을 부인하는 KBS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KBS의 입장은 좀 달랐다. KBS 홍보팀은 27일 로이슈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설문조사는 KBS 5천여명의 직원 중 불과 10% 정도에 해당하는 567명이 참여한 것으로, 10%의 의견을 KBS 직원 전체의 의견인 것으로 노조가 발표하고 이를 언론이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항의했다.

홍보팀은 이날 로이슈에 ‘KBS본부노조의 설문조사 발표에 대한 입장’을 보내며 “KBS 전 직원 중 10% 참여한 소수 설문조사로 자의적이고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보팀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도청의혹’ 설문조사를 발표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설문조사는 본부노조가 밝힌 대로 전체 1063명 가운데 567명이 응답한 소수 의견이며, 이는 KBS 전체 직원의 약 10%에 불과한 인원으로 사내 구성원의 대부분이 참여한 것처럼 노조에서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특히 경찰이 정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KBS도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에 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번 설문조사 발표는 공정한 수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설문조사도 통상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편협한 질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사가 도청에 연루됐다는 등의 답변을 유도해 그 결과를 공표한 노조의 행동은 현저히 자의적이고 공정성을 잃은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KBS 홍보팀은 “본부노조의 설문조사는 노동조합의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며, 취업규칙상 성실ㆍ품위유지 의무에 위배될 뿐 아니라, 본부노조가 설문조사 형식과 내용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한 법원의 (결과공표금지가처분) 심리 3시간을 앞두고 임의로 결과를 공표한 것은 사법을 방해하고 실정법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KBS는 이미 공개적으로 밝힌 바와 같이 경찰의 수사를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KBS본부노조 “KBS 언론탄압이라면서 경찰에 협조하는 이중성"

다시 KBS본부노조의 설문조사로 돌아가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KBS본부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KBS 사측은 KBS 도청 의혹 제기에 대해 ‘명예훼손 주장과 행위에 대해 즉각 법적 대응에 착수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첫 입장은 단호했다”며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찰 수사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라며 “KBS가 도청 의혹으로부터 자유롭고 문제가 없다면,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사측 입장대로 즉각 법적 대응을 했어야 했으나, 행동하지 않았고, 그래서 불신을 자초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8월 KBS 사측은 ‘경찰 압수 수색은...KBS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력하게 항의한다’는 두 번째 입장을 밝혔다”며 “진정 근거 없는 모독이고 언론 자유의 위협이라면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 ‘PD 수첩’ 검찰 수사에 대해 MBC 제작진이 수사에 저항하고도 결과적으로 국민의 박수를 받고, 법원에서 승소한 것처럼 그랬어야 했다.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경찰에 협조하는 이중성을 보여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KBS본부노조는 “KBS 사측은 지난 11일 ‘제3자의 도움이 있었으나 취재원 보호라는 언론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 밝히지 않을 것’이라는 세 번째 입장을 밝혔다”며 “대부분의 국민은 이번 사안을 언론자유나 취재원 보호 차원으로 보지 않는다. 국회 출입기자 85%가 그렇게 보고 있다는 조사가 있다. 제3자를 밝히지 않아서 KBS가 얻을 이익은 미미하고, 반대로 당장 입고 있는 피해는 막대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사측은 스스로 KBS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BS본부노조는 “실제로 사측이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24일까지 4차례에 걸쳐 내 놓은 공식입장에는 ‘도청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명확한 대답이 없고, ‘해석의 여지’와 이른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듯한 모호한 표현들이 산재해 있다”며 “이 때문에 홍보실 명의로 두 차례, 보도본부와 정치부 명의로 각각 한 차례 입장이 나올 때마다 ‘도청 의혹’은 오히려 증폭됐고, 오해와 불신은 되레 깊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때문인지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김인규 KBS 사장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7%(550명)로 높게 나타난 반면, 필요없다는 의견은 3%에 그쳤다. KBS본부노조는 “이는 KBS 사측의 입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응답자 95% 경찰 수사 불신…진상조사위원회 설치해야

따라서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KBS 내부에 경영진과 이사회, 노조를 망라한 ‘진상조사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96%(542명)에 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노조는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이 지나면서 KBS는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 도청을 해서 집권 여당에게 제공한 집단’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있다”며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그러나 경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면서 ‘KBS의 운명’을 경찰에 내맡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서 ‘경찰 수사가 도청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95%에 달했다.

KBS본부노조는 “결국 KBS경영진은 경찰 수사를 지켜본다는 핑계로 ‘언론사 KBS’를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KBS를 살리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진실 규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자유를 누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하므로, 도청 의혹 결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공영방송 KBS의 책임 있는 태도”라며 “경찰 수사만 바라보는 것은 스스로 언론의 자유를 포기하는 행위여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도 결백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 이후에는 경찰 수사에 맡기면 될 일”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말한다면, 수신료를 받는 국민에 대한 예의를 생각한다면 이 길이 바로 최소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도청 의혹이 불거진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6%(485명)는 ‘KBS 경영진의 무리한 수신료 인상 추진’을 꼽았고, 9%(49명)는 ‘KBS 정치부의 잘못된 취재 관행’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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