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법관 출신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11일 대법관 증원과 특별수사청 신설을 골자로 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개혁안과 관련, “곰을 잡겠다고 산에 들어갔다가 멧돼지를 잡아온 꼴”이라고 힐난했다.
대법관 출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5역 회의에서 “사개특위가 발표한 개혁안은 한마디로 개혁한다면서 개혁의 필요성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린 개혁”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초 사법제도 개혁 논의가 촉발된 것은 일부 지방법원 법관들의 편향된 시각과 가치관에 의한 판결들이 문제가 되면서였는데, 이번 개혁안은 법관의 이러한 가치관의 편향이나 자질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법관선임제도나 법관연수교육에 관한 제도적 개혁은 전혀 없고, 대법원의 사건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법관 정수 증원이 주가 됐다”며 “현 대법관 정수 14명에 6명을 더 늘리면 과중한 사건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대법관 증원 문제와 관련, "대법관 수가 늘어날수록 재판의 일체성을 이루기 어렵고 법원 판단의 신뢰성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선진국도 최고법원의 법관을 수십 명씩 두지는 않는다"며 “아마 대법관 수를 대한변협이 제안한 대로 50인으로 늘려도 업무과중 문제는 완전히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대법관 증원에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이 아무리 바빠도 두 명의 대통령을 두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또 장관들 예컨대 외교부 장관이 아무리 바쁘다고 해서 두 명의 외교부 장관을 두겠다는 발상은 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대표성과 상징성이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관도 마찬가지”라며 “헌법상 대법원에 대법관 아닌 법관을 둘 수 있게 돼 있으므로 이러한 법관들을 두어 대법관의 업무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장관급 직책의 예산 지급을 해야 하는 대법관 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사법제도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잊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별수사청 신설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한 마디로 판사와 검사를 모두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개혁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판ㆍ검사의 비리 사건에서 ‘제 식구 감싸기’ 수사나 불공정수사를 교정하기 위한 것이라면 철정하고 엄중한 감찰기능을 강화하고, 감찰기능을 소홀히 할 때 이를 엄벌하는 제도를 두는 것이 정도(正道)이지, 판ㆍ검사만을 대상으로 한 수사청을 신설한다는 것은 모든 잘못을 제도 탓으로 돌리고 기구를 만들어 면피하려는 후진적인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판ㆍ검사만을 대상으로 상설적인 수사기구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상식에도 반한다”며 “경찰관의 비리사건이 많아지거나 외교관의 비리사건이 터진다고 해서 그때마다 특별수사청을 만들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검찰이 본래가진 기능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만드는 것이 개혁의 정도이지 옥상옥이나 별개의 기구를 만들어 해결하겠다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며 “국회의 의결로 수사요구를 하는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가 직접 수사요구를 한다는 것은 직접적인 국정개입이 될 여지가 있고 국회가 의결해서 요구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을 경우 입법권과 행정권의 심각한 갈등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래저래 사법제도 개혁에 관해 지금 이렇게 서둘러서 촉박하게 미숙한 안을 내놓은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국회와 정치권은 지금 제 머리를 깎지도 않으면서 사법제도나 다른 개혁에 서두른다는 것이 국민의 눈에 옳게 비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걱정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회창 “사법개혁안, 곰 잡으려다 멧돼지 잡은 꼴”
“사건부담 해소하려 대법관 늘리는 것은 참으로 순진한 생각” 기사입력:2011-03-11 13: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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