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6일 서울중앙지법 제22형사부(재판장 김우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한만호 대표가 대통령 경선자금 명목으로 9억여원을 달러와 현금 등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한명숙 전 총리는 수사과정에서 일체 묵비권을 행사하며 협조하지 않았지만 이날 첫 공판에서는 재판부에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한 전 총리는 “모두 진술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제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믿기지 않는다”며 “지난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증명해야 하는 난감한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법정에서 저를 기소한 검찰과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과는 별개로 세간의 의혹과 의심, 질시의 눈초리를 견뎌내야 하는 것”이라며 “아마 검찰이 노리는 것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하나가 안 되면 다시 새로운 혐의를, 그것이 안 되면 또 다른 건의 조작을 통해서 끊임없이 저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부패와 비리의 상징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그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상습’의 누명을 씌워 의혹을 심증으로, 그 심증을 사실인 것처럼 국민들이 믿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미 저에 관한 모든 피의사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가 낱낱이 보도됨으로써 저는 재판을 받기도 전에 범죄인으로 낙인찍힌 상태”라며 “이것이 엄연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인권과 명예는 여지없이 유린됐고, 저는 지금 이렇듯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는 검찰공화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번 무죄판결에 대한 보복수사라고 주장한 한 전 총리는 “검찰이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은 한명숙 개인이 아니다”며 “저는 고 김대중 대통령님과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시고 국정을 운영했던 사람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아직까지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 대해 검찰은 수사의 이름을 빈 정치탄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허망하게 보낸 죄책감과 상실감을 딛고 다시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전진하려는 사람들에게 부패의 멍에와 비리의 족쇄를 채워 이 땅에서 유폐시키려는 것, 그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공소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다’ ‘그런 생각조차 품어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한 전 총리는 “제가 국회 회기 중에, 그것도 훤한 대낮에 수행비서와 운전기사도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지역구인 일산으로 가서 도로변에서 돈 가방을 건네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시나리오를 써도 어느 정도 그럴 듯하게, 현실성 있게 구성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그는 “저는 정치인으로 일하는 동안 조심하고 또 경계했고, 총리가 되자마자 합법적인 국회의원 후원계좌를 폐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며 “제가 도덕적 소명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분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두 번의 부당한 기소를 겪으면서 저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를 온몸으로 절감하고 있다”며 “본인에게 가해졌던 수모와 모욕도 참기 힘드셨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이 나라의 양심적 민주세력이 받을 명예의 훼손과 상처가 더욱 아프고 쓰렸을 것입니다. 세상을 버리고 싶을 만큼의 고통스러운 시간이셨을 것입니다. 지금 저도 그렇습니다”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지금 이 법정에 서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며 “정의로운 세상을 꿈꿨고, 양심과 명예를 전부로 생각하고 살았으며, 무엇이 되겠다고 탐해본 적도, 더 많이 갖겠다고 욕심을 부려본 적도 없는데, 지금 저는 평생 동안 추구했던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과 단죄를 받는 자리에 초라하게 서 있다”고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그것이 얼마나 참담하고 고통스러운지는 누명을 쓰고 이 자리에 서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며 “진실은 힘이 세다고 하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우리는 배웠으나, 이 자리에 서 보면 권력에 맞서 진실을 증명하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모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 “그럼에도 저는 진실이 여전이 힘이 세다는 것을 믿으려 합니다. 역사가 때로 퇴행과 우회의 곡절을 겪기도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간다는 신념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법정에 섰고, 그런 마음으로 재판에 충실하게 임할 것입니다. 살아온 날의 모두를 걸고 양심과 진실만을 말할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이 재판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한명숙 “검찰, 날 마약밀수범으로 만들어 아연실색”
“시나리오를 써도 어느 정도 그럴듯하게 현실적으로 써야지” 기사입력:2010-12-07 16: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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