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법원이 판사와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공간으로 활용되는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 이용에 관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 것과 관련, 19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건전한 비판이 차단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은 소장 판사들이 그동안 토론 게시판처럼 활용됐는데, 대법원에서 규칙까지 만든 것은 소장 판사들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그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다만 몇 가지 부작용 같은 게 많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예방하는 방안을 강구해보자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대법원은 최근 ‘사법부 전산망을 이용한 그룹웨어의 관리 및 운용에 관한 규칙안’을 입법예고했으며, 오는 21일 대법관 회의에 상정해 통과ㆍ공포하면 코트넷 이용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처장은 이날 “이번 대법관 회의에 상정이 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밝혀 내부 진통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 안은 현재 예규로 돼 있는데 규칙으로 격상할지 법원행정처는 고민 중이다. 신설된 주요 항목을 보면 코트넷 운영위원회는 이용자 가운데 공공성에 위배된 글을 올린 직원을 징계위원회에 넘길 수 있고, 또 업무와 무관한 게시물을 업무시간에 작성하거나 올릴 수 없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제재를 가할 수 있는데, 코트넷 운영위원장을 포함해 운영위원들에 대한 임면권이 법원행정처에 있는 상황에서 자의적 판단이 내려질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판사들과 일반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표명 뿐만 아니라, 특히 법원공무원노조의 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법원노조는 “코트넷은 1만 5000명 법원가족이 눈물과 웃음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인데, 대법원이 법원가족의 눈과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며 “코트넷 규정 개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대법원 정문 앞에서 벌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광장이라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굉장히 중요한 건데, 치열하게 토론하고 세련되게 의견을 수렴해 하나의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내부통신망이면 법원직원과 판사들이 볼 뿐 밖으로 공개되는 게 아닌데, 이렇게 규칙까지 제정을 하면 법원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왜냐하면 더군다나 외부에 공개돼 있지 않은 인터넷 게시판까지 대법원에서 내규를 만들고 규칙을 만들어서 획일적으로 운영하는 것 자체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있고, 민주주의의 토론, 광장 문화라는 중요한 기능을 봤을 때 그것을 강제적으로 차단했을 때 빚어지는 역효과라는 것을 반드시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더군다나 사법부의 판사들이면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곳인데 마치 대학교에서 뭘 운영하듯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 했고,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앞으로 그런 지적을 저희들이 받아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처음에 법원행정처장 됐을 때는 꼭 대법관처럼 답변하더니 오늘 하시는 것 보니까 너무 정치인처럼 잘 하시네요? 박영선 의원이 질문한 코트넷, 제가 질문 안 하는 게 좋죠?”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그러자 박일환 처장은 “미진한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대법원이 소장 판사들 의사개진 막나”
법원내부통신망 ‘코트넷’ 이용 제한하는 규칙 제정 비판 기사입력:2010-10-20 14: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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