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부모가 이혼한 뒤 자식이 새엄마 밑에서 자랐다면, 생모라도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자식을 만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지난 1998년 결혼해 2003년 5월 딸을 낳은 A(39,여)씨와 B(40)씨는 2006년 8월 협의이혼을 했고, 이후 아이는 친권자 및 양육자인 남편 B씨가 키웠다.
협의이혼 당시 B씨는 한 달에 2회 이상 부인이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했지만, 남편 B씨가 2008년 10월 재혼을 하면서 아이(당시 만 3세)를 만나지 못하게 했다.
이에 A씨가 B씨 몰래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아가 잠깐씩 봤고, 이를 알게 된 B씨와 갈등이 생겼다.
이후 B씨는 아이의 유치원을 옮겼으나 A씨가 새로 다니는 유치원으로 찾아가 아이를 만났고, 아이는 집으로 돌아와 옛날 엄마가 찾아왔다고 하면서 울었다.
결국 B씨는 A씨가 아이를 약취하려 했다고 하면서 만남을 막아버렸고, 이에 A씨는 2009년 7월 법원에 면접교섭허가 심판청구를 냈다.
그러자 B씨는 “아이가 새엄마를 친모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A씨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면접교섭을 신청했을 뿐이고, 아이의 인지기능 저하와 정서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고 새엄마를 생모로 알고 있어 아직 A씨의 존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면접교섭권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이혼 후 일관되지 못한 양육환경 등으로 인해 인지기능이나 정서적 안정감 등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고, 지난해 10월부터 애착장애와 정서장애 등의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 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안영길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이혼 후 떨어진 딸을 만나게 해달라며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면접교섭허가 청구사건에서 “준비 기간을 고려해 약 3개월 뒤에 상봉을 허용한다”고 결정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협의이혼 당시 아이는 만 3세에 불과해 친모의 존재를 인식하기 어려웠고, 만 5세 무렵 재혼한 새엄마와 새로운 애착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점, A씨가 간헐적으로 어린집이나 유치원 등으로 찾아가 아이를 만나면서 아이가 혼란을 겪고 있는 점, 아이가 현재 애착장애와 정서장애 등의 증세를 겪어 치료를 받고 있는 점, 이런 상황에서 친모인 A씨까지 가세한다면 아이가 더욱 혼란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아이의 생모로서 당연히 면접교섭권을 가지고,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 모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요소들을 감안하더라도 A씨의 면접교섭권을 배제하거나 제한해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아이의 상태에 비춰 그 면접교섭 개시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접교섭 시기에 대해 “아이가 상당기간 동안 A씨를 만자지 못해 생모의 존재를 인식하는데 혼란이 있을 수 있고, 아이가 애착장애 등의 증상으로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므로, 면접교섭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2~3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와 B씨에게 아이를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재판부는 “면접교섭을 시작하더라도 A씨와 B씨는 서로 적극적으로 협조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다분하고, 특히 아이가 반목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눈치라도 보게 된다면 어느 쪽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므로,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모가 새엄마 품서 자란 아이 만나려면 준비 필요
서울가정법원 “아이 혼란 막기 위해 만나기 전 2~3개월 준비기간 필요” 기사입력:2010-08-05 1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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