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동성애 처벌 군형법…10일 헌재서 공개변론

명확성의 원칙, 동성애자들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자유,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 기사입력:2010-06-08 21:04:0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형법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과 군대 내 동성애자들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이 오는 10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다.


8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부소대장인 A중사는 2008년 3월부터 6월까지 부대원 B씨를 해안소초 자기 집무실로 불러 30여 차례 몸을 더듬으며 추행하다가 2008년 7월 보통군사법원에 군형법상 추행죄로 기소됐다.

군형법 제92조는 ‘계간(鷄姦)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자 보통군사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동성 간 추행 또는 이성 간 추행만을 처벌하는지가 불명확하고, 강제가 아닌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적행위도 형사처벌하는 것으로 동성애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 심판을 직권으로 제청했다.

또 “강제에 의하지 않는 동성 간의 추행도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보호하는데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없고,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과도한 규제이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인이 휴가나 외박을 나간 경우 및 부대 안이라도 간부 숙소와 같은 장소에서는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런 점을 고려함이 없이 모든 추행행위를 처벌토록 하고 있어,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방부 장관은 “이 사건 법률 조항 제정 이유는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집단적 공동생활을 본질로 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일반 사회구성원들과 달리 내무반 등에서 집단적으로 숙식을 하는 등 필수적으로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군대에서는 구성원들이 독립적인 사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성원들 사이에 비정상적인 성적 교섭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엄격한 계급구조로 인해 하급자가 스스로 원치 않는 성적 교섭행위에 연관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키고자 하는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유’가 아니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라고 반박했다.

또 “추행은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해하는 것’으로 비강제에 의한 추행이라 하더라도 추행에 해당하고, 군형법의 적용 대상이 군인 및 군무원인 이상 주체가 명확하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춰 볼 때 모든 추행행위에 대해 일괄적으로 1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토록 규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입법재량권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군내 동성애 행위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라기보다는 왜곡된 성적 쾌락 및 욕구 해소의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런 점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제한하므로 그 위반자를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군인의 평등권,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 피고인인 A중사도 법원의 위헌제청이유와 같은 의견이며, 나아가 “군대 내에서 동성애 행위를 하다 적발된 경우 이성 군인의 경우와 같이 징계처분만으로 충분히 위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최소침해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A중사의 참고인인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은 2008도2222 판결에서 군형법상 추행의 개념을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 행위’라고 하고 있으나, 합의에 의한 성행위 중에서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을 구별할 근거가 없고, 추행을 성적 만족 행위로 한정할 이유 또한 없으므로 대법원의 추행에 관한 해석은 자의적인 것으로 합리성을 결여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국방부장관 측 변호인인 정연주 성신여대 법대교수는 국방부장관과 같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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