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교수와 학생 폭행한 교수 벌금형 선처 왜?

한재봉 판사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벌금 400만원 기사입력:2010-05-20 16:04:05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 교수로서 각종 부적절한 비위행위를 한 전력이 있으면서도, 학생과 교수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교수에게 법원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법격언을 상기시키며 벌금형으로 선처했다.

지방의 한 교육대학원 K교수는 지난해 9월 동료인 A교수의 연구실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특정전공 과정을 개설했다는 이유로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또한 K교수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연구실에서 과제물을 제출하러 온 학생 B(21)씨가 자신이 이야기할 때 ‘얼굴을 찡그렸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수회 때리고, 명치 부위를 주먹으로 때려 쓰러졌다 일어나자 다시 팔꿈치로 머리 등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한편, K교수는 이 같이 동료 교수와 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수업시간 등에서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과 언어적 폭력을 행사했으며, 교사나 학생들의 가족을 비하하거나 동료교수를 비방하는 발언을 수시로 했으며, 대학원생들에게 학회지를 강제로 구매하게 했다는 등의 비위사실로 지난 3월 해임처분을 받았다.

동료 교수와 학생을 폭행한 K교수는 결국 상해 혐의로 기소됐고, 대구지법 형사2단독 한재봉 판사는 20일 K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한 판사는 먼저 “교대의 구성원들이 피고인의 해임 징계처분사유를 이유로 교수로서의 신분이 상실되는 형을 선고해 줄 것을 탄원하고 있고, 교대는 일반대학과는 달리 미래세대인 어린이에 대한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이므로, 그 어떤 대학보도다 교수로서의 품위유지의무와 성실의무의 준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피고인의 범행은 교육공무원의 자질이나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초래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검사의 의견대로 피고인에게 국가공무원법상의 임용결격사유 내지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할 여지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판사는 “형사책임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법격언처럼 ‘행위자책임’이 아니라 ‘행위책임’에 기초한 것이고, 형법의 양형 참작사유로 적시한 범죄자의 개별적인 심성, 성격, 성품 등은 범죄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돼 그것이 범행을 통해 나타난 경우에 한정해 참작될 수 있고, 범죄행위와 관련이 없는 행위자의 원래 성격 등은 책임요소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동료교수와 대학원 운영 등과 관련해 언쟁하거나 학생에 대한 면담지도를 하던 중에 상당히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고, 나머지 해임 징계원인은 폭력범죄인 이 사건 범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양형요소로 참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판사는 “그리고 피고인은 약 15년간 교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초등교사의 양성을 위해 나름대로 헌신해 왔고,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으며,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피해자들을 위해 각 100만 원씩의 손해배상금을 공탁한 점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이미 피고인에 대한 징계원인사실이 학내 문제로 이슈화 돼 수회에 걸쳐 지역 언론에도 크게 보도됐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피고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난과 함께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피고인이 과연 교수로서의 자질과 인격을 갖추지 못했는지 여부는 징계처분에 대한 사법심사절차(소청심사 및 행정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함이 바람직하다”며 “따라서 범행 내용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피해자들의 상해정도, 범행 후 정황(변제공탁, 진지한 반성)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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