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검문 거부” 경찰관 멱살 잡은 30대 무죄

1심은 벌금 300만원→항소심 “불심검문 방법적 한계 일탈했다” 기사입력:2010-05-13 12:03:31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 불심검문을 요구하는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리고 욕설을 한 30대에게 1심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위법한 불심검문으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A(37)씨는 지난해 2월15일 새벽 1시20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서 술을 마신 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다 ‘자전거 날치기’ 용의자에 대한 불심검문을 하고 있던 경찰관 B씨로부터 “인근 경찰서에서 자전거를 이용한 날치기 범행이 있었으니, 검문에 협조해 달라”는 말과 함께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았다.

A씨는 평소 지나다니면서 한 번도 검문을 받지 않았던 곳에서 검문을 받는 것에 항의하면서 검문에 불응하고 가려는데, B씨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계속 검문에 응할 것을 요구해 마치 범인 취급을 당한다고 느껴 거칠게 항의하면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때 A씨는 자전거에서 내려 경찰관 B씨의 멱살을 잡아 밀치면서 함께 넘어졌고, 이를 본 다른 경찰관들이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욕설을 하는 등 계속 거칠게 항의하자, 경찰관들은 공무집행방해죄와 모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1심은 지난해 11월 공무집행방해, 모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했더라도 이는 부적법한 공무집행에 대한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없고, 설령 그런 행위가 처벌돼야 하는 것이라도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서경환 부장판사)는 최근 불심검문에 불응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리고 욕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2009노4018)

재판부는 먼저 “불심검문 때 경찰관이 질문을 거부할 의사를 밝힌 상대방에 대해 수갑을 채우거나, 신체를 잡거나, 자동차ㆍ오토바이ㆍ자전거 등이 진행할 수 없도록 강제력을 사용해 막거나, 소지품을 돌려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상대방이 불심검문 장소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답변을 강요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으려는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경찰관들은 그 앞을 가로막는 등 피고인이 가지 못하게 하면서 계속 검문에 응할 것을 요구한 행위는 언어적 설득을 넘어선 유형력의 행사로 답변을 강요하는 것이 돼 불심검문의 방법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행해진 불심검문을 적법한 경찰관의 집무집행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가했다고 해도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1심이 유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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