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조성 문자메시지 일회성이면 처벌 못해

부산지법,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 깨고 무죄…반복행위 있어야 처벌 기사입력:2010-05-10 12:26:01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휴대폰으로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지시를 보냈더라도 그것이 단 일회성에 그친 경우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 할 수 없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K(47,여)씨는 A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경리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해 3월 회사 공금을 거래처에 지급한 것처럼 속여 자신의 남편 계좌로 140만원을 이체해 생활비 등으로 소비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6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1495만원을 횡령하다 들켰다.

이로 인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K씨는 앙심을 품고 지난해 8월11일 사장인 A씨에게 “마누라 단속 똑바로 해라. 한 번만 더하면 용서 못한다”, 9월4일에는 “XXX야. 밤길 조심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K씨는 지난해 8월11일 사장의 처이자 회사 이사인 피해자 B씨에게도 “미친년, 두 년놈이 쌍으로 놀고 있네, 부처님 믿는 년이 조심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결국 K씨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인 부산지법은 지난 3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4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부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장원 부장판사)는 최근 사장의 처인 B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1심 판결을 깨고 벌금 400만 원으로 감형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2010노965)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3호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범죄는 구성요건상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상대방의 불안감 등을 조성하는 일정행위의 반복을 필수적인 요건으로 삼고 있어, 이 죄로 처벌하려면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수차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그 문언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협박죄나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행위 등 별개의 범죄로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B씨에게 휴대전화로 단 한 차례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문언의 반복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와 사장인 A씨에게 2회에 걸쳐 보낸 문자메시지는 1심과 같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경리사원으로 일하면서 12회에 걸쳐 인터넷뱅킹으로 1495만원을 이체해 임의로 소비하고, 이를 이유로 해고당하자 앙심을 품고 사장인 A씨에게 2회에 걸쳐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사안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원심에서 법정구속돼 보석으로 석방되기까지 21일간 구금돼 있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친 점,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해 감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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