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사망 교통사고 가해자, 항소심서 무죄

전주지법, 벌금 250만원 선고한 1심 깨고 “주의의무 다했다”며 무죄 기사입력:2010-05-07 16:24:12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농로에서 트럭을 운전하다 오토바이와 충돌해 운전자를 숨기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40대가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K(45)씨는 지난해 6월25일 오전 7시35분께 자신의 1톤 트럭을 몰고 전북 남원시 송동면의 한 마을 입구에서 편도 1차로 농로를 가다가 마주오던 오토바이가 좌회전하려던 것을 보고 급히 우측으로 피하려 했으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 충격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땅에 떨어졌는데 결국 숨지고 말았다.

당시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중앙선이 설치돼 있지 않은 폭 4.8m의 농로였고, 지방도와 삼거리가 교차되는 지점으로 일시정지선도 표시돼 있지 않았다. 오토바이가 오는 것을 발견한 K씨는 도로 우측으로 진행하다가 사고 지점인 삼거리 교차로에서 피해자가 좌회전하는 것을 보고 급제동하며 도로 우측으로 피했으나 충돌을 막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K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인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지난해 12월 K씨에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일시정지하거나, 서행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며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K씨는 “피해자가 도로 좌측으로 진행해 오는 것을 발견하고 감속하면서 최대한 도로 우측으로 피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운전자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며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고,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이에 대해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병수 부장판사)는 최근 K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도로 우측 끝부분으로 운행하며 급제동조치를 취한 운전자에게는 다른 차량과의 충돌에 관한 책임이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린 것으로 7일 확인됐다. (2010노42)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빠른 속도로 진행하던 피해자의 오토바이가 직진할 것인지 마을로 좌회전할 것인지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도로에 일시정지 등의 표시가 없는 이상 달리 피고인이 교차로에 이르기 전에 일시정지하거나 서행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오토바이가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것을 인식한 직후 곧바로 우측 끝 부분으로 피하면서 급제동조치를 취했고, 피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가상의 중앙선을 침범한 지점에서 피고인의 차량과 충돌한 점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사고 발생 전에 가상의 중앙선을 일부 침범한 잘못이 있더라도, 사고 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사고 당시 교차로에 이르기 전에 급제동하면서 도로의 우측 끝 부분까지 피해 사고 발생을 회피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한 만큼 사고와 관련해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오토바이가 좌측으로 진행하는 경우까지 예상해 일시정지 또는 서행의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무죄로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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