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일방적인 사법제도개선안을 내놓은 한나라당을 사법부를 대표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충돌의 전면에 섰던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예비법조인인 로스쿨 학생들에게 “불의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결코 잊지 말라”고 당부해 눈길을 끈다.
박 처장의 발언은 지난 19일 대법원이 주최하고 법원행정처가 주관한 전국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1회 가인 법정변론경연대회’ 폐회식 격려사를 통해서다. ‘가인’은 법조인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선배법조인으로 주저 없이 꼽히는 초대 대법원장인 김병로 선생의 호를 말한다.
박 처장은 이 자리에서 “가인 법정변론경연대회는 막을 내리지만 여러분들은 법조인으로서의 삶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법정변론경연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투철한 정의감과 인권의식, 불의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 소수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 이러한 것들을 결코 잊지 않는다면 여러분 모두가 승자”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또 “대법원은 우수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국가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생 여러분에게 학교에서 배운 법률지식을 실제 재판이라는 생생한 현장에서 활용해 보고, 이론과 실무능력 모두를 겸비한 훌륭한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몇 가지 대목에서는 지난 18일 한나라당의 사법제도개선안에 반발해 발표한 성명서를 연상시키고 있어 의미심장하다.
성명을 낭독한 박일환 처장은 한나라당을 향해 “사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심마저 잃은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다음날 예비법조인인 로스쿨 학생들에게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과 불의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결코 잊지 말라”고 당부한 부분과 우연처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불의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라는 부분은 힘 있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당당히 맞선 자신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정당화한 것으로 보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라는 부분은 사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심마저 잃었다고 꼬집은 한나라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하면서 “대법원은 우수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국가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라고 강조한 부분에서도, 법관 등 훌륭한 법조인을 길러내는 기관은 결국 사법부임을 새삼 각인시키며 한나라당을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장 “겸손함과 불의에 맞서는 용기 잊지마”
겸손 잃은 한나라당 꼬집고, 성명 발표한 행동 정당화 의도로 해석돼 기사입력:2010-03-24 1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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