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장기계약 및 위약금 전속계약은 ‘무효’

서울고법 “민법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돼” 기사입력:2010-03-22 15:45:1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연예인과 기획사의 전속계약이 지나치게 길거나 수익배분이 연예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면 그 전속계약은 ‘무효’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예예인 지망생이던 케빈(본명 우성현)은 지난 2006년 7월 S엔터테인먼트와 단일음반의 경우 50만 장 이상 판매되면 5000만 원,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면 1억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등의 전속계약을 체결했는데, 전속기간은 음반 첫 발매일로부터 10년간으로 정했다.

또 계약기간 중 케빈이 장기 국외 출장이나 군복무 및 건강상의 요양, 기타 사유로 인해 장기간 연예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는 같은 기간만큼 계약기간이 자동 연장하도록 했다.

여기에다 케빈의 잘못으로 전속계약이 해제되면 신인발굴육성비용 등 투자액의 3배와 남은 계약기간의 예상수익 2배를 소속사에 배상하고, 이와 별도로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이후 케빈은 “이 사건 전속계약은 피고가 계약을 위반할 경우에는 아무런 정함이 없고 계약의 해제 여부가 피고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정해지도록 돼 있을 뿐, 원고가 계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로지 연예계약을 중단하는 길밖에 없는 등 쌍방의 권리와 의무 사이에 불균형이 지나쳐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재판장 조원철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그룹 ‘유키스’(U-Kiss)의 멤버 케빈이 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이 전속계약은 불공정해 무효”라며 케빈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S엔터테인먼트가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4민사부(재판장 이기택 부장판사)도 지난 17일 “전 소속사와 맺은 전속계약이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S엔터테인먼트의 항소를 기각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속계약 기간이 10년 이상의 장기간으로 정해져 있고, 피고는 계약해지 조항을 통해 전속계약에서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는 반면, 원고는 피고에게 전속계약 위반을 주장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이상, 원고는 계약기간 동안 종속돼 연예활동의 자유가 지나치게 장기간 동안 부당하게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밝혔다.

또 “전속계약 중 이익분배 및 권리 귀속에 관한 조항을 보면, 원고가 주장할 수 있는 이익은 극히 미비한 반면에 피고는 원고에게 귀속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는 권리까지도 모두 가져가는 심히 불공정한 이익 분배에 관한 것이어서, 이 역시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이나 위약금을 정한 것을 봐도 손해배상은 피고가 들인 총 투자액의 3배에 잔여 계약기간 동안의 예상이익금 2배 상당의 금액을 더하고, 여기에 다시 위약금으로 1억 원을 가산해야 하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현실적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계약 자체로 불공정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비록 연예산업에서 신인을 발굴 육성해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투자되어야 하는데 비해, 그 성공비율이 높지 않아 연예기획업자는 성공한 연예인들에게서만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 유망한 연예인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다소 과다한 손해배상이나 위약금을 정할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전속계약은 원고를 피고에게 예속시킬 정도로 현저히 불공정하고 사회질서에 반하는 결과를 낳게 돼 무효”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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