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엘리베이터 안 자위행위는 강제추행”

승강기 안에서 상습 성폭행 30대 징역 12년 확정 기사입력:2010-03-08 11:19:0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여성과 단둘이 탑승한 엘리베이터(승강기)에서 흉기로 위협해 꼼짝하지 못하도록 한 뒤 자위행위를 했다면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A(32)씨는 2005년 1월부터 2008년 8월 사이 경기도 성남시와 용인시 등지를 돌며 심야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려는 여성들을 쫓아가 동승한 뒤 흉기로 위협해 꼼짝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꺼내 자위행위를 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험한 꼴을 당한 피해여성은 무려 15명이나 됐다.

뿐만 아니다. A씨는 2008년 6월 경기 성남시 성남동에서 심야에 귀가하는 L(28,여)씨가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순간 동승한 후 흉기로 위협해 3층에서 끌어 내린 후 계단에서 강간하는 등 2명의 여성을 강간했다. 또한 엘리베이터에서의 특수강도 및 미수 범행도 세 차례나 있다.

결국 A씨는 특수강간, 특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심인 수원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강제추행 범행은 피해자들에 대한 신체 접촉이 없었으므로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위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신체에 접촉한 사실이 없음은 인정되나, 엘리베이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피해자들을 흉기로 위협해 꼼짝하지 못하도록 한 다음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자위행위 모습을 보여 줬다면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양형과 관련, “피고인이 2005년부터 2008년 상이에 20회에 걸쳐 심야에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흉기로 위협해 강도 및 성폭행범죄를 저지르고, 2건의 경우 강간까지 한 범행수법이 치밀하고 대담하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도 겪게 된 극심한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감안하면 범행결과 역시 참혹하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과거 강간치상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과 이 사건 범행의 기간과 행태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의 습벽이 있고, 이는 단기간의 수형생활로는 교정되기 어렵다고 보이므로 상당히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10형사부(재판장 이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성폭력은 피해를 당한 여성에게 공포ㆍ우울ㆍ불안ㆍ모욕감ㆍ복수심ㆍ남성 혐오감ㆍ성관계의 어려움ㆍ불면 등을 가져오고, 인간관계의 손상이나 직장상실 등의 어려움을 겪게 하는 등 피해를 당한 여성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에도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며 “게다가 피고인은 성격적으로 미성숙하고 이기적이며 성폭력 재범 위험성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 형량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엔 “자위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상고했으나,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2009도13716)

재판부는 먼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말한다”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의 경우 엘리베이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피해자들을 흉기로 위협하는 등으로 꼼짝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실력적인 지배하에 둔 다음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자위행위를 하면서, 피해자들이 이를 외면하지 못하도록 지켜보도록 한 것은 강제취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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