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이상돈 교수 “기네스북에 오를 변협, 황당해”

이상돈 교수 “세계 어느 나라의 변협이 이런 황당한 일 저지르나” 기사입력:2010-02-24 17:11:1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평우)가 지난 22~23일 청주 라마다 호텔에서 개최한 인권ㆍ환경대회에서 ‘4대강 세미나’를 하루 전에 갑자기 취소한 것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던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가 “기네스북에 오를 우스운 행위로,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며 격분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
이 교수는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대한변협 4대강 토론회 취소 사건’이라는 글에서 “우리나라 변호사들이 전부 가입해 있는 대한변협에서 그런 치졸하고 의혹에 가득 찬 석연치 않은 조치를 했다는 것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의 변호사협회가 이런 황당한 일을 저지르겠는가”라고 변협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작년 11월 4대강 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직후에 대학선배인 김성수 변호사로부터 변협이 열기로 한 인권환경대회 환경분과 4대강 분야에서 토론자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동의했다.

그는 도무지 정부를 지지하는 토론자가 법대교수나 변호사 중에서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 했으나, 지난 1월 중순경 토론자 명단을 알게 됐고, 자신은 토론요지를 인권환경대회 열흘 전에 변협에 보냈다고 한다.

변협이 만든 홍보 팸플릿
실제로 변협의 보도자료와 팸플릿을 종합하면 23일 오후 3시부터 국내 환경문제의 최대 쟁점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안병욱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이 발제자로 나서고,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 박오순 변호사, 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교수가 4대강 분과가 취소됐다고 연락을 받은 것은 22일 오후 1시경. 먼저 토론회 참석을 권유했던 김성수 변호사로부터 22일 아침 변협 이사회에서 최소하기로 했다는 전화를 받았고, 얼마 후 변협 임원 한 명도 “죄송하고 자신도 어처구니없다”는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토론자인 박오순 변호사는 4대강 사업의 법절차 위반 등을 지적한 반면, 김계현 교수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토론요지를 제출했다”며 “김 교수는 2007년 대선 때 MB캠프에 있었던 연유로 한국수자원공사 사외이사가 된 인물로 사실 김 교수와 같은 사람 말고는 어느 교수가 4대강을 지지하겠느냐”고 말했다.

팸플릿에 나와 있는 행사 진행 목차
그러면서 “문제는 대한민국의 법학교수나 변호사로서 4대강 사업이 적법하다고 주장할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라며 “찬성 토론자를 못 구한 변협은 그런 상태로 진행하기로 했고, 일단 팸플릿이 나가고 프로시딩(발표될 학술연구논문)이 나오고 행사가 진행됐으면 그대로 진행돼야 하는 법인데 행사 도중에 황급히 취소하는 것은 기네스북에 오를 우스운 행위로, 대한민국의 모든 변호사가 속해 있는 변협이 그런 황당한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상식적으로 행사 전날 취소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가는 것이고, 정말 22일 아침에 청주에서 과연 이사회를 했는지, 김평우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했는지, 진정으로 자체적인 결정이었는지 또는 외부의 영향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한변협이란 공신력 있는 단체가 이런 일을 한 것 자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대한변협은 법에 의해 변호사 등록심사를 하고, 변호사를 징계하는 권한이 있는 공공조직에서 상식에 벗어나는 짓을 한 것”이라며 “이번 일은 4대강 분과의 발표자와 토론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번 행사에 참석했던 변호사들만의 문제도 아니며, 그것은 우리나라 전체 변호사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변호사를 신뢰해야 하는 우리 국민 전체의 문제”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이런 몰상식한 일을 하는 변협이 어떻게 변호사 윤리를 지킬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자초지종을 변협 자체가 조사해서 조치를 취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변협 자체의 공신력이 추락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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