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식당이 군청 상대로 과징금 소송 이겨

김각연 판사, 과징금처분 취소해…사기도박은 ‘도박’ 아니라 ‘사기’ 기사입력:2010-01-29 17:19:3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손님들에게 화투를 건네 줘 사기도박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식당 여주인이 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사기도박은 ‘도박’이 아니라 ‘사기’일뿐이라는 법해석 때문이다.

대구 달성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L(59,여)씨는 작년 4월1일 K씨로부터 닭 두 마리를 요리해 달라는 예약 전화를 받았다. 얼마 뒤 K씨는 일행 7명과 함께 식당에 와 주문한 닭을 먹으며 술을 마셨고, 그러다가 오후 10시경 화투를 달라고 했다.

이에 L씨가 “내일 모임이 있어서 이제 마쳐야겠으니 그만 나가달라”고 말했으나, K씨 일행은 “술에 취해 그러는데 조금만 놀다 갈 테니 화투를 달라”고 요구해 마지못한 L씨는 “나는 들어가서 잘 테니 조금만 놀다가 가라”며 화투를 건넸다.

이후 K씨 일행은 방문을 잠근 채 고스톱을 치다가 술에 환각물질을 몰래 타 J씨에게 마시게 하고, 기술자만 볼 수 있도록 표시돼 있는 화투로 바꿔치기 한 다음 손기술을 부리는 방법 등으로 J씨를 속여 6200만 원을 편취했다.

이로 인해 L씨는 도박방조 및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입건됐다가 검찰로부터 “식당에서의 도박은 우연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K씨 등 7명이 짜고 승패를 조작한 것으로 도박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달성군은 L씨가 “이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식당에서 도박행위를 방조 묵인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L씨는 행정심판을 신청해 영업정지 2개월에서 1개월 처분으로 감경되자, 달성군은 영업정지 1개월에 갈음하는 과징금 600만 원을 부과했다.

결국 L씨는 “검찰도 혐의없음 처분을 해 영업정치 처분의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재량권도 일탈했다”며 달성군수를 상대로 과징금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냈고, 대구지법 행정단독 김각연 판사는 1월27일 식당 여주인 L씨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K씨 일행이 J씨를 끌어들여 사기도박을 하기로 사전에 결의한 후 원고의 식당에서 화투를 달라고 해 피해자를 유인하기 위해 고스톱을 치는 척 하다가 자신들이 미리 준비한 다른 화투로 바꿔치기 한 다음 사기도박을 해 J씨의 돈을 편취한 것이므로 식당에서 도박행위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고, 단지 사기 범행이 저질러졌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또한 도박방조 및 식품위생법위반죄로 입건됐던 원고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므로, 결국 K씨 일행이 화투를 이용해 고스톱 등 도박행위를 할 것을 알면서도 원고가 묵인한 채 그대로 잠을 잔 행위가 도박 기타 사행행위를 방지할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따라서 원고가 도박행위를 방조 묵인함으로써 식품위생법 제31조를 위반했음을 이유로 한 과징금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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