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집회ㆍ시위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민주노총에 100%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집회주최자의 질서유지의무에 한계가 있다며 손해액 산정에 있어 60%로 제한했으나, 대법원에서 100% 책임으로 모두 뒤집어져 향후 유사한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2007년 7월 서울 상암동 홈에버 사건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2007년 7월2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에서 ‘비정규노동자 대량해고 이랜드 뉴코아 규탄 민주노총 총력결의대회’를 가졌다.
그런데 당시 “매장 진격투쟁하자”라는 사회자의 방송에 따라 집회에 참석한 약 1500여명의 시위자들이 집회장소를 이탈해 홈에버 매장내로 진입하려 했다.
이때 경찰은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매장을 점거하려고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시위자들은 저지하던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 22명이 부상을 입었고, 일부 경찰장비도 부서졌다.
그러자 정부는 “민주노총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집회장소를 이탈하지 말 것과 폭력 및 손괴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고지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치료비 등 2518만 원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 1심 “민주노총 손해액 전부 배상하라”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오동운 판사는 지난해 1월 정부가 민주노총과 질서유지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2518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오 판사는 먼저 “질서유지 의무를 다했음에도 집회 참가자들을 전체적으로 통제함이 불가능하게 됐을 뿐”이라는 민주노총의 주장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해배상액과 관련, “피고들은 정부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오히려 노동3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으로 집회개최 및 손괴행위 등에 대한 원인을 제공한 만큼 손해액 산정에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설령 피고들의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위법한 폭력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감액할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항소심 “민주노총 60% 책임…질서유지에 한계 있어”
반면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김주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피고들의 책임을 100%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손해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해 1451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집회참가자는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폭행과 손괴 등으로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집회참가자가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의 지시에 응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질서유지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민주노총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3권과 ‘비정규직 보호법안’으로 인해 뉴코아와 이랜드 그룹의 기간제 근로자들이 대량으로 해고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이에 항의하며 정부에 대통령 선거공약에 따라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하게 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들의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의 이념에 부합한다”며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 대법 “원심 깨고 민주노총 100% 책임”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을 뒤집고 피고들의 책임을 100% 인정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정부가 민주노총과 당시 질서유지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들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집회참가자 일부가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민주노총은 집회 주최자로서 이를 막기 위해 집회장소를 이탈하지 말 것과 상해를 가하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고지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오히려 집회참가자들에게 홈에버 매장으로 진입할 것을 종용한 만큼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집회주최자 등의 질서유지에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한계 안에서 질서유지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을 인정한 이상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과실과 인과관계가 있는 전부에 미치는 것”이라며 “위와 같은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책임범위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이념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 2007년 6월 여의도 집회 사건도 민주노총 100% 책임
앞서 작년 12월 정부가 집회 도중 전경버스를 부순 책임을 물어 민주노총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민주노총의 책임을 60%로 제한한 원심을 깨고, 피해액 전부를 배상하라며 민주노총의 책임을 100%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정부는 2007년 6월18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주최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참가자 일부가 차도를 점거한 뒤 경찰의 해산 요구에도 불구하고 11대의 경찰버스를 부수고, 경찰이 갖고 있던 물품(무전기, 진압봉 등)을 빼앗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며 차량 수리비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대법, 폭력집회 전액 배상책임 판결 잇따라
항소심은 60% 책임 제한…대법원은 뒤집고 100% 책임 인정 기사입력:2010-01-26 13: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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