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챙기는 조카 살해한 50대 엄벌

안양지원 “징역 11년…범행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 없어” 기사입력:2010-01-11 19:52:55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할머니를 괴롭히려면 집에서 나가라는 조카의 말에 격분해 흉기로 찔러 조카를 살해한 50대에게 법원이 엄벌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L(51)씨는 2001년 5월 안양시 비산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전에 가족들이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중 가족들로부터 구박을 당하자 아파트에 불을 지르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L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형의 딸인 조카(여)가 잠을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휘발유를 이불에 뿌린 뒤 불을 지피려하다가 발각돼 예비방화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치료를 받고 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다가 2008년 6월 스스로 퇴원했다. 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아 L씨는 평소에도 가족들이 자신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불만을 가지며, 가족들에게 수시로 욕을 하고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8년 6월7일 L씨는 안양시 부흥동 어머니 집에서 친형의 외아들이자 자신의 조카(22)로부터 “새벽에 할머니를 괴롭히려면 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듣자, 순간 격분해 주방에서 흉기를 갖고 나와 조카를 찔러 살해했다.

결국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수원지법 안양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평균 부장판사)는 최근 L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카로부터 할머니를 괴롭히려면 나가라는 말을 들어다는 이유로 흉기로 잠을 자던 조카를 찔러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매우 중할 뿐만 아니라 범행 동기에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또 2001년에도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상태에서 어머니와 조카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후 라이터를 켜 방화를 예비한 범행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 현재까지 알코올 의존증이 치료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게다가 피고인의 가족이자 피해자 유족은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희망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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