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사건’…산재 소송으로 판가름

민주노총 법률원 등이 ‘삼성전자 백혈병 소송단’ 꾸려 행정소송 기사입력:2010-01-09 13:50:2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소위 ‘삼성 백혈병 사건’에 대한 행정소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사망한 유족 등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내는 것.

민주노총 법률원은 9일 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반도체 근로자 3명의 유족과 현재 투병중인 근로자 3명이 지난해 11월 산업재해 신청을 근로복지공단에 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오는 11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반도체공정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백혈병 등 조혈기계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달라는 국내 최초의 소송이자,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법률원 등은 ‘삼성전자 백혈병 소송단’을 꾸렸다.

소송단에는 산재분야에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박영만 변호사(前원 진녹색병원 산업의학과 전문의가 단장을 맡았고, 또 대표적인 노동사건 전문 변호사로 평가받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박상훈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도 공익소송 차원에서 무료변론에 참여한다.

여기에 8년간 산재분야에서 내공을 축적해온 민주노총 법률원의 박숙란 변호사와 권동희 노무사, 삼성전자에 근무 중 백혈병 등이 발생한 이후 결성된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대책위 활동을 해 온 이종란 노무사, 노동현장에서 노동자의 신뢰를 받아온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의 김민호 노무사 등 6명이 적극 참여키로 뜻을 모았다.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공정에 종사하던 노동자가 백혈병 등에 걸려 산재로 인정된 사례는 없다. 다만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다른 작업장에서 백혈병 등 악성 림프조혈기계질환이 소송을 통해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된 사례는 50건에 불과하다는 게 민주노총 법률원의 설명이다.

때문에 소송단을 구성한 이들은 지난해 8월 첫 회의를 시작해 사건 경위와 백혈병 관련 논문과 판례 등 방대한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고 최근까지 12회의 치열한 세미나를 통해 소송을 내실 있게 준비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행정소송의 소장으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95페이지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으로 소장을 작성했다.

반도체 공정 노동자가 백혈병에 걸려 산재로 인정받은 사례가 없다는 것이 부담이지만, 소송단은 “백혈병 인정 판례를 보면 초기에는 의학계에서 명백한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벤젠을 사용하는 화학산업 근로자만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법원 판례는 제철소, 타이어회사, 항공기 제조회사, 중금속을 취급하는 방위산업체 등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발생한 백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의 편에 입각한 역학조사를 하는 한편, 유족과 반올림이 견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처분과 판단을 했으나, 최근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조사결과가 뒤늦게 국회에서 밝혀진 사실’에서도 근로복지공단의 허술한 조사가 명백하다”며 승소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민주노총 법률원은 “특히 이번 사건이 주목되는 것은 피고는 불승인처분을 했던 근로복지공단이지만 삼성전자가 피고 보조참가로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이번 소송은 사실상 삼성전자라는 국내 최고의 기업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무상 질병의 산재 소송의 경우 의료소송과는 달리 노동자인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그 관문에서 주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질병이 업무상 질병인지도 모른 채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산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회사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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