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통행로는 내 땅이라도 임의로 폐쇄 못해

대법, 도로로 사용되는 토지 소유권자에 인도하라는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10-01-04 12:47:3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자신의 토지가 오랜 기간 일반도로로 쓰여 왔다면 재산권을 행사해 ‘토지사용료’에 대한 배상은 받을 수 있어도, 소유권을 행사해 도로를 폐쇄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충남 서천군 소재 2개 도로 5곳 890㎡의 토지를 소유한 J(65)씨는 서천군이 아무런 토지 보상 없이 포장공사를 실시한 뒤 일반도로로 사용하자 ‘토지사용료를 지급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소송을 냈다.

J씨의 토지는 오래 전부터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서천군은 보상을 하지 않았던 것.

1심인 대전지법 홍성지원 민사2단독 이현우 판사는 지난해 10월 J씨가 서천군을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소유권에 따라 도로를 인도하고, 토지임대료 상당의 부당이득금 810만 원을 지급하라”며 J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사는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게 토지를 도로로 무상으로 사용할 권리를 부여했거나, 배타적인 사용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서천군이 항소했으나, 대전지법 제1민사부(재판장 허용석 부장판사)는 지난 7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를 소유권자인 J씨에게 인도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J씨가 서천군을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도로 일부는 고등학교로 진입하는 길로 주로 고등학생과 마을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만일 이곳 도로(부동산)가 폐쇄될 경우 학생들과 주민들의 통행이 심히 곤란해지거나 불가능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토지 소유자로서 다른 방법으로는 몰라도 통행로를 폐쇄하는 방법으로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은 원고 자신에게는 큰 이익이 없는 반면, 피고에게는 새로운 통행로 개설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해 그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런 재산권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도 반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면서 “따라서 원고의 부동산 인도청구는 허용될 수 없음에도, 이를 받아들인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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