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손 못 써도 팔 움직이면 사지마비 아냐”

사지마비로 철야간병 대상이라고 판단한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10-01-03 18:32:4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하지는 완전마비 상태이고 손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도, 양팔을 움직여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정도라면 ‘사지마비’에 해당하지 않아 철야간병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L(41)씨는 1994년 6월 회사 신입사원 연수회에서 당한 추락사고로 사지마비 진단을 받고 요양하면서 1997년 5월부터 2006년 10월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중증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철야간병료를 지급받았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은 2007년 2월 자문의사협의회가 L씨의 상태에 대해 상지(손ㆍ팔ㆍ어깨)의 근력 회복으로 스스로 체위변경이나 휠체어 이동 등이 가능한 정도로 철야간병이 아닌 일반간병 대상이란 의견을 제시하자 ‘사지마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급했던 철야간병료 중 일부인 1878만 원을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한다는 결정을 L씨에게 통보했다.

이에 L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간병료 부당이득금 결정 및 납부 취소 소송을 냈고, 1심인 대구지법 행정부(재판장 김찬돈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간병료 부당이득금 결정 및 납부통지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L씨의 상지는 약간 운동기능을 유지하나 양손을 사용하는 동작은 전혀 불가능하고, 하지도 완전마비 상태로서 혼자 침상 밖으로 이동이 전혀 불가능하고, 자신의 의사에 따라 배뇨 및 배변을 할 수 없으며, 하지마비로 스스로 체위변경을 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하지는 완전마비상태이고 상지의 근력은 있으나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불완전손상에 해당하므로 사지마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원고는 철야간병 대상이므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했으나 대구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최우식 부장판사)는 지난 8월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의 경우 설령 사지마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휠체어를 타고 혼자 이동할 수 있는 등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전혀 불가능한 자’라는 사지마비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철야간병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사지마비에 해당하는 이상 타인의 도움 없이는 전혀 거동이 불가능한 자라는 별도의 요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L씨가 “철야간병료 반환 요구가 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간병료 부당이득금 결정 및 반환 취소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사지마비’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전혀 불가능하거나 또는 그에 준할 정도로 사지의 운동기능이 모두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의 경우 하지는 완전마비 상태이지만, 상지의 경우 어깨와 팔꿈치 관절의 운동기능은 모두 정상에 가깝고 손목과 손가락의 운동기능에만 기능 감퇴가 있다는 것이며, 원고가 양팔을 이용해 휠체어 운전과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 식사하기 등을 혼자서도 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상태를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전혀 불편하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로 사지의 운동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원고의 상태를 사지마비에 해당한다고 봐 철야간병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대구고법으로 돌려 보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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