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지방자치단체가 사업계획승인을 대가로 거액의 기부금을 받기로 약정했다면 비록 적법한 절차를 거쳤더라도, 이는 공무수행과 연관된 금전적 대가이므로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주)버드우드는 1990년 8월 충청남도가 천안시 병천면 부지에 골프장사업을 승인해 주는 대가로 지역발전협력기금 25억 원(골프장 착공시 5억 원, 골프장회원 모집시 20억 원)을 증여키로 약정했다.
그런데 골프장사업을 위한 개별 인허가가 지연돼 골프장공사 착수가 늦어지자, 충청남도는 착공지연을 이유로 1996년 10월 골프장사업계획승인을 취소했다.
이에 버드우드는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1997년 3월 법원은 골프장사업승인 취소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해 위법하다고 판단해 버드우드는 현재 골프장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자 충청남도는 협력기금 25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고, (주)버드우드는 “증여계약은 충청남도가 골프장사업승인처분을 하고, 이후 사업추진이 원활하도록 최대한 배려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인데, 착공지연을 이유로 충청남도가 골프장사업 승인을 취소한 만큼 증여계약도 취소됐다”며 맞섰다.
◈ 1심과 항소심 “증여계약에 따라 25억 원 지급하라”
이에 충청남도가 (주)버드우드를 상대로 약정금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63민사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2006년 5월 “피고는 원고에게 약정한 협력기금 25억 원을 지급하라”며 충청남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가 행정심판에서 골프장사업승인취소처분 취소 판결을 받아 현재 골프장 사업이 진행 중에 있어, 골프장사업승인처분의 효력이 여전한 만큼 충청남도에 2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주)버드우드가 “증여계약은 충청남도의 강요에 의해 체결됐고,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승인과 관련해 법률상 근거 없이 대가를 받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어긋나는 등 그 자체로 무효이거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항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제22민사부(재판장 허만 부장판사)는 2007년 8월 “원고는 강요에 의해 증여계약이 체결됐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버드우드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증여계약에 따른 기부금은 공익적 목적으로 조성되고 관리되는 점, 당시 피고는 골프장개발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기대하고 증여계약에 응했던 점, 골프장사업 규모에 비춰 볼 때 기부금액이 사업추진의 장애가 될 정도로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볼 때 법치행정의 원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무효라거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버드우드는 “증여계약을 통해 충청남도는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고, 소속공무원은 원고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했으므로 증여계약은 무효”라는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증여계약에 따른 기부금을 직무에 관한 불법한 보수 또는 부당한 이익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원고는 수뢰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대법 “증여계약은 골프장사업승인과 대가성 있어 무효”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충청남도가 ㈜버드우드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충청남도는 버드우드 등 7개 업체에 골프장사업승인을 해 주는 대가로 거액의 협력기금을 받기로 약정했고, 한편 내무부장관은 1994년 체육시설업 인허가시 기부금 모집을 금지할 것을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했다”며 “따라서 25억 원의 증여계약은 골프장사업승인과 사이에 대가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을 종합해 보면 증여계약은 공무수행과 결부된 금전적 대가로서 그 조건이나 동기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이어서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심은 충청남도가 기부금을 공익적 사업에 사용할 목적이었고, 당시 버드우드가 골프장 개발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기대하고 이 사건 증여계약에 응했다는 등의 이유로 증여계약이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고 말았으니, 이런 원심 판결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지자체 사업승인 대가 기부금 약정은 무효
대법 “공무수행과 결부된 금전적 대가로서 사회질서에 반해” 기사입력:2009-12-17 13: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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