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제로 수개월 동거…교제일 뿐 사실혼 아냐

대구지법, 40대 남성이 동거녀에 낸 동거비용과 위자료 청구 기각 기사입력:2009-12-16 11:30:4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결혼을 전제로 수개월간 동거했더라도, 동거기간이 짧고 혼인이 무산되자 동거를 중단했다면 그 동거는 ‘교제’일 뿐 ‘사실혼’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A(41)씨는 2004년 5월경부터 B(39,여)씨와 만남을 가져오다가 한 달 뒤 3박4일 일정으로 홍콩으로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온 후 그해 11월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고 9월에 대구의 자기 집에서 20일간 동거생활을 했다.

그러나 B씨 가족들이 A씨의 이혼 경력 등을 이유로 결혼을 반대해 둘은 이별했다가 2007년 4월 다시 만나 결혼하기로 약속한 뒤 동거를 하면서 결혼준비를 했으나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B씨가 4개월 만에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집을 나오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됐고, B씨는 지난해 9월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그러자 A씨는 “B씨와 사실혼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B씨가 2004년 10월 일방적으로 결혼식을 취소했을 뿐 아니라, 그 후에도 가출과 귀가를 반복하다가 지난해 9월에는 다른 남자와 혼인해 사실혼 관계를 부당하게 파기했다”며 “B씨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과 위자료로 5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대구지법 제1가사부(재판장 김성엽 부장판사)는 지난 2일 A씨가 결혼을 약속하고 동거했던 B씨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사실혼 파기)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가 있고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공공연하게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인 요건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않는 남녀의 결합관계를 말한다”며 “사실혼이 성립하려면 주관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가 합치되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와 피고는 2004년 9월과 2007년 4월 두 차례 혼인준비를 하면서 수개월간 동거생활을 했으나, 피고가 동거기간 동안 원고와 같은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둔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동거생활이 일시적이고 기간도 길지 않으며 혼인이 무산되자 동거를 중단한 점 등에 비춰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의 합치나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했다고 볼 수 없어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사실혼 관계의 부당파기를 이유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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