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찰차 부순 민주노총 전액 배상책임”

대법원, 민주노총 책임 60%로 제한한 원심 깨고 파기환송 기사입력:2009-12-10 13:19:2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정부가 집회 도중 전경버스를 부순 책임을 물어 민주노총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민주노총의 책임을 60%로 제한한 원심을 깨고 피해액 전부를 배상하라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는 2007년 6월18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주최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참가자 일부가 차도를 점거한 뒤 경찰의 해산 요구에도 불구하고 11대의 경찰버스를 부수고, 경찰이 갖고 있던 물품(무전기, 진압봉 등)을 빼앗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며 차량 수리비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 1심, 집회참가자들 집회장소 이탈과 파손 행위 막지 못한 책임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권순열 판사는 지난 1월 정부가 민주노총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사실상 피해액 전액 책임을 물어 “피고는 원고에게 2436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권 판사는 판결문에서 “집회 참가자 일부가 경찰차량을 부수고 물품을 탈취했는데, 피고는 이를 막기 위해 집회참가자들에게 집회장소를 이탈하지 말 것과 손괴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고지하는 등 적절한 조취를 취했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만큼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는 집회의 자유와 노동기본권을 부당하게 억제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했으나, 권 판사는 “집회참가자들의 불법행위로 재산권이 침해됨으로 인해 집회 주최자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가 집회의 자유와 노동기본권을 부당하게 억제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일축했다.

민주노총은 또 “정부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오히려 실질적으로 노동3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으로 이 사건 집회 개최 및 손괴행위 등에 대한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손해액 산정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권 판사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위법한 손괴행위 등으로 인한 손해액을 감액할 사유가 안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항소심 “집회질서유지에 한계 있다…손해배상책임 60%”

하지만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두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피해액 전액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깨고,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해 “피고는 원고에게 1462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회참가자가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의 질서유지를 위한 지시에 응하지 않는 경우 물리력 행사 등으로 강제할 수 없는 등 집회질서유지에 한계가 존재하고, 또한 피고가 폭행행위 발생 직후 경찰관의 계속적 협의를 통해 집회참가자들을 집회장소로 인도하는 등 뒤늦게나마 집회의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하는 게 공평하다”고 밝혔다.

◆ 대법원 “질서유지에 한계 있더라도 손해배상 책임”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10일 정부가 집회참가자 일부가 경찰버스 등을 부순 책임을 물어 민주노총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민주노총의 책임을 60%로 제한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주노총이 집회참가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면서까지 질서유지를 요구할 수 없었던 한계는 존재하지만, 그런 한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민주노총이 집회참가자들을 집회장소로 인도하는 등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뒤늦게 취하긴 했지만, 이는 손해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해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따라서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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