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폭행으로 중상해…불손한 학생도 책임

고제성 판사, 난청 피해 학생 30% 책임…교사 70% 책임 기사입력:2009-11-30 13:40:4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학생이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중상해를 입었더라도, 수업시간에 불손한 행동을 보이며 지시를 따르지 않아 발생한 사건이라면 학생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A양은 2005년 10월 수업시간에 친구와 아이스크림 문제로 말다툼을 하게 됐는데, 담임교사 K(34)씨가 다툰 친구와 다른 학생들의 말을 듣고는 A양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꾸짖었다.

그 후 K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던 중 그림을 그릴 종이를 나누어 주기 위해 A양을 두 차례 불렀는데 앞으로 나오지 않았고, 이에 K교사가 다시 호명하자 앞으로 나온 A양은 K교사의 얼굴을 보지도 않은 채 한 손으로 종이를 낚아채듯 가져가 버렸다.

이에 K교사는 A양을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한 후 부모님께 전화하라고 했으나, A양은 복도에 그대로 있었다. 그 과정에서 화가 난 K교사는 A양의 왼쪽 뺨과 얼굴을 몇 차례 때렸고, 이로 인해 A양은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난청의 중상해를 입었다.

결국 K교사는 중상해로 기소돼 2006년 9월 제주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07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아울러 A양과 가족들은 K교사와 초등학교를 설치해 운영하는 제주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제주지법 민사단독 고제성 판사는 최근 “피고들은 원고에게 4956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고 판사는 판결문에서 “교사 K씨가 수업시간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A양의 얼굴을 때려 왼쪽 귀에 난청의 중상해를 가했으므로 K씨는 불법행위자로서, 제주특별자치도는 교육공무원인 K씨가 소속된 지방자치단체로서 국가배상법에 의해 각자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고 판사는 다만 “원고인 A양도 불손한 행동을 보이고 담임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폭행을 유발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은 이 사건 발생의 원인이 됐다”며 “따라서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과정에서 K교사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설령 교사가 A양을 때렸더라도 이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무시하고 반항하는 A양을 훈계하고 선도하기 위한 것으로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 판사는 먼저 “교사의 학생에 대한 체벌이 정당행위에 해당하려면 체벌이 교육상 필요가 있고, 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할 수 없어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야 하고, 체벌의 방법과 정도도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판사는 그러면서 “그런데 K교사는 당시 체벌 이외에 징계나 지도 등 다른 교육적 수단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고, 또한 K교사가 매우 화가 난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에 불과한 A양의 뺨을 수회 때린 것으로 체벌방법과 정도가 사회관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정당행위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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