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치료하다 부상…“의료과실 아니다”

송백현 판사 “위급한 약물 환자 위세척 중 어깨 골절 배상책임 없다” 기사입력:2009-11-27 17:58:1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환자에 대한 의사들의 응급처치 과정에서 환자가 부상을 입었더라도, 응급상황이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의료과실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L(38)씨는 지난해 1월23일 오전 10시경 직장 문제와 애정 문제로 고민하다 자신의 차 안에서 수면제 150알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이때 친구인 A씨가 약을 먹고 고통을 호소하는 L씨를 발견하고 12시20분께 대구에 있는 모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의사들은 곧바로 L씨를 침대에 눕히고 A씨로부터 L씨가 자살을 위해 수면제를 과다하게 복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위세척을 하기 위해 위장관 튜브삽입을 시도했으나, L씨가 침대에서 심하게 몸부림을 치자 튜브삽입을 하지 못했다.

이에 의사들이 L씨의 팔과 어깨 등 상체를 붙잡고 A씨는 다리를 붙잡았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L씨에게 억제대를 설치하고 진정제를 2회 투여한 후 오후 1시경 겨우 위세척을 마치고 억제대를 제거했다.당시 L씨는 과다한 수면제 복용으로 호흡곤란, 간부전, 경련 등으로 목숨이 위독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날 밤 L씨는 우측 어깨에 통증을 호소해 X선 촬영 결과 우측 상완골두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L씨는 “의사들은 약물복용으로 인해 경련을 일으킬 것을 예상하고 환자를 고정시키는 조치를 이행해 위세척 과정에서 환자가 부상을 입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의사들이 어깨를 심하게 누르면서 제압해 골절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민사12단독 송백현 판사는 지난 25일 A씨와 가족 3명이 대구 모 병원을 상대로 낸 1억 30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의료과실이 아니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송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응급환자의 경우 의사의 의료행위의 중지 내지 주저함이 곧 환자의 사망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환자의 생명이 위중해 의사가 환자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우선시되는 긴급한 상황에서 진료 방법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었고, 환자가 진료과정에서 입은 손실이 진료가 없었을 때 입었을 중한 손해에 비해 현저하게 가볍다고 인정된다면,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신체를 완벽하게 보존할 주의의무는 다소 경감될 수 있고, 의사가 환자에게 상해를 입힌 진료행위에 의료과실이 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의사들이 위세척 조치를 제대로 함으로써 생명을 구한 것은 현재 응급의료수준에서 적절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고, 원고가 입은 골절상은 의사들의 적절한 조치를 받지 않았다면 입었을 사망이라는 상태보다 가벼운 손해인 점 등에 비춰 볼 때 원고의 상해가 의사들이 사회상규상 비난받을 정도에 이르지 않아 의료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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