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장교로 복무한 사람이 뒤늦게 가짜 학위로 임관한 사실이 드러나 임용이 취소됐더라도, 당사자에게 임관취소처분 사실을 제대로 통지하지 않았다면 일반사병으로 다시 복무하게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현역병 입영 대상이었던 A씨는 유학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해 오던 중, 돈을 주고 허위로 만든 필리핀의 한 신학대학교의 졸업예정증명서 등을 국방부에 제출하면서 2003년도 학사장교 선발시험에 지원해 합격했다.
A씨는 2003년 11월 학사장교로 임관해 3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2006년 10월 전역했다. 그런데 국방부가 2007년 10월 A씨가 학력을 위조해 학사장교로 임관됐다는 이유로 임관무효 처분과 함께 현역병으로 다시 입영하라는 통지를 했다.
그러자 A씨가 “국방부장관은 군인이 아닌 자에 대해서는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임관무효처분은 권한 없는 자의 처분으로 효력이 없으며, 또한 이미 3년간 병역의무를 이행한 만큼 현역병 입영 통지는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성지용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예비역 중위 A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현역병입영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관무효처분은 국방부장관이 군인사법에 근거해 원고에게 새로운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원고에 대한 하자 있는 장교임관명령을 직권으로 취소해 장교 임용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이라며 “따라서 국방부장관이 군인이 아닌 원고에게 임관무효처분을 할 권한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또 “임관무효처분에 따라 원고가 그동안 장교로서 한 복무는 무효로 된 결과, 원고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의 신분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므로 병역의무자가 아니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가 학사장교 임용에 가장 중요한 요건인 학력에 관한 허위의 서류를 제출해 학사장교로 임관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장교로서의 복무기간을 마친 원고에게 장교임용을 취소하고 현역병으로 입영할 것을 명하는 처분을 해 원고에게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교임용처분을 무효로 해야 할 공익이 더 크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제7행정부(재판장 이인복 부장판사)는 지난 6월 원고 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깨고 ‘현역병 입영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고가 원고에게 임관취소처분 사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원고가 허위 학력으로 장교로 임용된 것은 비난가능성이 크고, 장교로서의 병역의무 이행이 현역병에 비해 처우나 보수 등에 있어 우월한 면이 없진 않으나, 장교 복무기간이 현역병에 비해 길어 경우에 따라 현역병에 비해 불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또한 병역의무를 적극적으로 기피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임관무효처분이 효력을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장교로서 3년을 복무한 원고를 현역병으로 재입대시킬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24일 예비역 중위 A씨가 ‘장교 임관을 무효로 하고, 현역병으로 다시 입대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며 병무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임관무효처분은 국방부장관이 원고에 대해 한 당초의 장교임용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장교임용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는 행정처분으로 봐야 하는데, 이 사건 임관무효처분이 통지 등의 절차를 통해 원고에게 고지됐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임관무효처분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임관무효처분이 무효인 이상 원고의 병역법상 신분은 예비역에 편입된 장교로서 현역병입영 대상자는 아니므로, 원고에 대한 현역병입영 처분은 위법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가짜학위로 장교 복무…일반사병 재입대 면해
대법 “장교 임관무효처분 통지 없이, 현역병 입영 대상 통보는 잘못” 기사입력:2009-11-24 16: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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