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료 연체자에 통보 없이 가입해지 부당

대법원, 가입자에게 패소 판결한 원심 깨고 파기환송 기사입력:2009-11-23 15:39:2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전화요금 연체를 이유로 고객에게 아무런 통보(이행최고) 절차 없이 직권으로 가입 해지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Y씨는 KT 전화를 사용하면서 전화요금을 자동이체로 납부하던 중 자동납부계좌 잔고 부족으로 수개월간 요금을 연체한 데 대해 KT가 요금체납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전화를 직권해지하자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K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Y씨가 KT의 불법행위로 인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다른 위자료 2000만원과 전화개설비용(25만원) 등 2025만원을 달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전화요금 자동이체일에 원고의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 출금되지 않는 사실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전화를 부당하게 직권 해지하는 등 불법행위를 자행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Y씨가 KT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T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것인지 여부의 관건이 되는 핵심적인 법률요건은 원고가 전화요금을 연체했는지 여부 및 KT가 직권해지에 앞서 이행최고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청구의 법률적 근거를 계약책임으로 구성하느냐 아니면 불법행위책임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정반대로 달라지게 된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즉 계약책임으로 할 경우 Y씨가 전화요금을 연체했다는 것과 KT가 이행최고를 했다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은 KT가 부담하는 반면, 불법행위책임으로 할 경우 Y씨가 전화요금을 연체하지 않았다는 것과 KT가 이행최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은 Y가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심과 항소심에서 손해배상청구가 계약책임을 묻는 것인지 아니면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인지 따지지 않았다”며 “이는 원고가 부주의나 법률적인 지식 부족으로 입증책임의 법률적 효과에 관해 명백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 만큼 원심은 마땅히 이 점을 지적하고 원고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원고가 주장을 법률적으로 명쾌하게 정리할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의 법률적 근거를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으로 단정한 뒤, 원고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않고 당사자에게 법률사항에 관한 의견 진술 기회를 주지 않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의 법률적 근거를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으로 단정할 경우 입증책임은 원고가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원고에게 심히 불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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