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계하는 집주인 살해한 30대 무기징역

서울중앙지법 “살인 죄질 극히 불량한데,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아” 기사입력:2009-11-19 15:35:1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훈계하는 집주인이 자존심을 자극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격분해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행각을 벌인 30대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으로 엄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37)씨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B(61,여)씨의 집 지하 1층에 세 들어 살았는데, 지난 5월11일 위층에 사는 주인 B씨를 찾아가 3개월 밀린 월세를 며칠 내에 주겠다고 하면서, 화장실 변기에 물이 빠지지 않고 다용도실에 구멍이 있어 쥐가 다니고 있으니 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B씨가 집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내려갔는데 화장실 변기문제로 언쟁이 벌어졌다. 이때 B씨로부터 “이렇게 지저분하니 마누라가 도망가지, 어머니에게 불효하는 것이다. 젊은 사람이 빨리 돈 벌어서 좋은 집으로 가라”라는 자존심을 자극하는 말을 듣자, A씨는 격분해 흉기로 B씨의 옆구리와 복부를 찔렀다.

순간 A씨는 더 이상 국내에 살 수 없다는 생각에 해외로 도피하기로 마음먹고,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접착용 테이프로 B씨의 팔과 다리 등을 묶고 흉기로 위협해 B씨의 예금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위층으로 올라가 B씨의 아들 C씨에게 B씨가 예금통장을 가져오도록 한 것처럼 말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C씨가 통장을 주지 않고, 마침 B씨가 현관으로 기어 나와 소리까지 질러 범행이 발각되자 A씨는 더욱 격분해 B씨의 복부 등을 5회 찔러 살해했다.

또한 A씨는 이를 목격한 C씨도 살해하려 했으나, C씨가 재빨리 도망가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후 A씨는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수차례 절도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결국 A씨는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서울중앙지법 제27형사부(재판장 한양석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잔인하고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해,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될 수 없는 가장 존귀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점만으로도 범행의 죄질은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수회 타인의 현금과 신용카드를 절취해 도피자금에 사용하거나 심지어 유흥주점 술값을 계산하는데 사용하고, 새롭게 만나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술을 마시고 여자를 사귀는 등 강도살인 범행 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 유족들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아직까지 피해변상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엄중한 죄책을 묻지 않을 수 없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서우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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