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과장광고, 혼인파탄 이유 안 돼

정은영 판사 “강요 없었다면 본인이 결혼 결정한 것으로 봐야” 기사입력:2009-11-14 14:40:05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국제결혼정보업체가 홈페이지에 올린 외모가 출중한 여성의 사진과 다른 여성을 소개해 결혼했으나 결국 이 여성이 가출해 혼인생활이 파탄났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남성회원이 패소했다.

L(36)씨는 결혼정보업체 A사의 대표인 B씨의 소개로 2007년 12월 중국여성인 S씨와 결혼해 혼인생활을 하던 중 S씨가 한국생활에 적응하려 노력하지 않고 자신과 어머니에게 일부러 트집을 잡아 시비를 걸거나 대드는 등 갈등을 일으키다가 지난해 11월 가출해 결국 이혼하게 됐다.

그러자 L씨는 혼인파탄의 이유로 “A사가 외모가 출중한 중국여성의 사진가 이력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려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인한 후 막상 맞선을 보기 위해 중국에 가니 그 여성은 소개하지 않고 다른 여성들만 소개해 시간적,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다시 맞선을 보기 위해 중국에 가기 어려운 사정을 이용해 어쩔 수 없이 맞선본 여성 중 한 명을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라고 주장했다.

또 “A사는 맞선 상대방인 중국여성으로부터 거액의 소개비를 따로 받았는데 거액의 소개비를 내고 국제결혼을 한 중국여성은 원만한 혼인생활을 유지하려 애쓰기보다 돈을 벌어 빚을 갚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트집을 잡거나 분란을 일으키는 등 이혼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L씨는 그러면서 “결국 혼인생활이 파탄난 것은 결혼중개업법에 위반해 거짓, 과장광고를 하고 신부로부터 거액의 소개비를 받는 등의 고의 또는 과실로 처음부터 한국에서 혼인생활을 원만하게 할 가능성이 적은 S씨를 소개해 결혼하도록 한 A사의 불법행위 때문”이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인천지법 민사6단독 정은영 판사는 최근 L씨가 국제결혼중개업체 A사를 상대로 낸 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정 판사는 “피고 회사가 원고가 마음에 드는 여성과의 맞선을 약속하고도 맞선장소에 다른 여성을 데려온 사실과, 한번 출국해 맞선본 상대 중에서 혼인을 결정하지 않으면 다시 맞선을 보기 위해 중국에 가야하고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원고가 S씨와 결혼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부담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임은 경험칙상 인정된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그러나 “결혼은 인륜지대사로 원고가 최대한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해야 하는데, 원고는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어려운 사정임에도 원고와 혼인할 마음이 있다는 S씨에게 호감을 느껴 혼인을 결정했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4~5일 동안 중국에 머물러 S씨의 부모를 만나고 웨딩촬영을 하는 등 혼인절차를 마쳤으며,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혼인신고 등 S씨를 초청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며 피고 회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렇다면 원고는 강요나 부득이한 사정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로운 판단에 따라 S씨와 혼인을 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 판사는 “따라서 피고 회사가 처음부터 소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외모가 출중한 여성이 회원인 것처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그 여성을 소개할 것을 약속해 남성회원을 모집한 것이 결혼중개업법 위반이나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 때문에 S씨와의 혼인생활이 파탄났다는 주장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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