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자전거 운전자도 후방 주시의무 있다”

“고개를 뒤로 돌리거나, 자전거에 거울을 달아 후방도 살펴야” 기사입력:2009-11-09 15:51:30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자전거 운전자에게도 후방 주시의무가 있고, 이를 태만히 하다가 사고가 난 경우 20%의 과실 책임이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문OO(39)씨는 지난해 8월27일 오후 5시경 서울 탄천교에서 잠실까지 이어지는 한강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 자전거를 타고 시속 30km 속도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가던 오OO(21)씨가 탄천 고수부지 부근에서 한강변 조깅로로 빠져나가기 위해 갑자기 좌회전했고, 뒤따라가던 문씨는 오씨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정지하다 넘어져 골절상 등을 입었다.

그러자 문씨는 “오씨가 아무런 안전조치나 예고 없이 중앙색 실선을 침범해 갑자기 좌회전을 했고, 이에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정거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오씨는 “뒤따라오던 문씨가 안전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또 후방 교통상황을 살피면서까지 자전거를 탈 의무는 없으므로 원고의 일방적인 과실에 의해 사고가 난 것”이라며 맞섰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으나,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3민사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문씨가 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손해액의 20%와 위자료 등 275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차로 우측에서 선행하는 자전거가 갑자기 좌회전을 할 경우, 차로 좌측 근접거리에서 후행하는 자전거나 좌측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자전거의 통행에 방해를 줄 수 있으므로, 좌회전을 하려는 피고는 미리 도로 좌측으로 진행하면서 수신호 등을 통해 후행하는 자전거 운전자에게 자신의 진행방향을 알리거나, 진행방향 근접거리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피면서 안전하게 좌회전을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고 갑자기 좌회전을 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원고가 피고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정지하다가 넘어져 다친 만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는 손을 들고 수신호를 하거나, 고개를 뒤로 돌리는 것이 오히려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나, 운전자가 자전거에 거울 등을 설치할 경우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더라도 후방의 교통상황 파악이 가능하고, 미리 전방을 교통상황을 살피고 속도를 줄이면서 수신호를 하거나,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필 경우 안전운전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도 피고보다 후행하면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진행했고, 좌회전하는 피고를 피하는 과정에서도 브레이크 등 자전거 제반 장치를 안전하고 능숙하게 조작하지 못한 과실이 있고, 특히 원고가 피고보다 후행했던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의 과실이 피고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여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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