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불응 경찰관 폭행…“공무집행방해 안 돼”

김균태 판사 “정당방위”…폭행죄만 적용해 벌금 30만원 기사입력:2009-11-03 10:36:12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영장이나 주인의 동의 없이 주거지에 들어갔다가 ‘나가라’는 요구를 무시했다면 경찰관을 때려도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 덕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H경사 등 경찰관 2명은 지난 3월26일 오전 2시께 A씨가 원룸 옆집에 사는 L씨가 평소 자신이 기르는 개가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밤늦게 찾아와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소란을 피웠고, 이날도 L씨가 발로 현관문을 차며 소란을 피워 불안하니 조치를 취해 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란은 이미 끝난 상태였지만 경찰관들은 L씨 집의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르다가 다시 현관문을 두드려 속옷만 입고 자고 있던 L씨를 깨웠다.

경찰관들은 신고내용에 대해 주의를 주자, L씨는 욕설을 하며 거듭 “꺼져라”라고 말하면서 H경사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나가지 않고 오히려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될 수 있다고 겁을 준 다음 다시 L씨에게 신고내용에 대해 주의를 줬고, L씨는 “옆집 개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쉬지 못하고 잠도 못 자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경찰관들이 “낮에 이야기하라”고 말했고, L씨는 “그럼 잡아가”라며 H경사를 발로 차고 뺨을 때렸다.

이로 인해 L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전주지법 형사4단독 김균태 판사는 최근 L씨에게 공무집행방해죄는 인정하지 않고, 폭행죄만 적용해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잠을 깨우고 주거지에 들어가면서 영장이나 피고인의 동의가 없었고, 특히 거친 표현이기는 하나 피고인의 명시적 퇴거요구가 있음에도 경찰관들이 나가지 않고 계속 주의를 준 것은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보기 어려워 공무집행방해죄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경찰관들의 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이 욕설을 하며 경찰관의 멱살을 잡았다 하더라도 이는 불법 주거침입 또는 퇴거불응, 수면방해로 인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대한 방위행위로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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