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도박 ‘타짜용’ 트럼프카드…상표법위반 아니다

1심 징역 1년6월→항소심 징역 2년→대법원 무죄 판단 기사입력:2009-11-02 11:59:2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트럼프카드 뒷면에 특수염료를 발라 사기도박용 카드인 일명 ‘타짜용’ 카드를 만들어 판매했어도 상표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L(50)씨는 사기도박에 이용하기 위해 트럼프카드 뒷면에 적외선 카메라 필터로만 식별이 가능하도록 특수형광안료 혼합잉크로 무늬와 숫자를 인쇄한 ‘타자용’ 트럼프카드를 만들어 5억7000여만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엄상필 판사는 지난해 12월 L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고,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이응세 부장판사)는 지난 4월 1심 판결을 깨고, L씨에 대한 형량을 높여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사기도박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이 동종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3회나 있고, 범행을 주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벌인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L씨에 대한 상표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제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L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만든 타짜용 트럼프 카드의 뒷면에 특수염료로 인쇄된 무늬와 숫자는 적외선 카메라 필터로만 식별이 가능할 뿐,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다”며 “이를 특수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 특수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여전히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될 수 있고, 이 카드를 다시 판매하는 경우에도 수요자로서는 원래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염려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타짜용 카드 제조 및 판매행위를 가리켜 원래의 상품과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ㆍ수선이라고 하거나, 상표의 출처표시 기능이나 품질보증 기능을 침해했다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특수염료 가공행위만으로 피고인이 원래의 카드와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카드를 생산했다고 단정해 상표법 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상표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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