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교통사고를 낸 뒤 구호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피해 상태가 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면 비록 허위의 인적사항을 적어주고 사고현장을 떠났더라도 뺑소니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L(29)씨는 작년 9월30일 오후 2시30분께 경북 경산시 중방동에서 차를 몰고 가다 차량 정체로 정지하는 A(70)씨의 승용차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추돌해 전치 10일의 상처와 차량 수리비 약 40만 원 상당이 드는 교통사고를 냈다.
이때 L씨는 A씨와 합의 하에 각자 차량을 우측 노견으로 옮긴 다음 차에서 내렸고, L씨는 A씨에게 아픈 데가 있는지 확인한 후 ‘목이 약간 아프다’고 말하는 A씨에게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차량은 육안으로는 파손된 부분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 후 L씨는 A씨와 다음 날 서로 연락해 사고 뒷마무리를 하기로 하고 연락처를 적어줬는데 L씨는 엉뚱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준 게 문제였다.
하지만 L씨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에게 연락할 수 있는 휴대폰으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A씨의 휴대폰에 찍히게 한 후, 각자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났다.
한편, A씨는 사고 다음날 병원에서 10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외상이 없는 경증)을 받고 L씨가 적어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먹통이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은 A씨의 휴대폰에 찍힌 L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경찰서에 출두하게 했다.
이로 인해 L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대구지법 형사11단독 강동명 판사는 최근 L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강 판사는 판결문에서 먼저 “A씨가 진단받은 상해 정도, 게다가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경찰에 사고 신고를 할 의사가 없었으나 피고인이 적어준 전화번호로 연락이 되지 않아 신고를 했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을 보태면 사고 당시 구호조치를 받아야 할 정도의 상해를 입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피고인이 A씨에게 허위의 연락처를 적어 줬더라도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과 연락할 수 있는 휴대폰으로 A씨에게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알려준 점에 비춰 볼 때 사고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어 뺑소니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고후미조치에 대해서도 강 판사는 “피해차량은 육안으로는 파손된 부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경미한 점, 피고인과 A씨는 사고 다음 날 연락해 사고 뒷마무리를 하기로 하고 헤어져 각자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사고로 인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제거해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피해확인 후 허위 인적사항 줬다면 뺑소니?
강동명 판사 “휴대폰 번호 찍히게 한 만큼 뺑소니 아니다” 기사입력:2009-10-31 11: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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