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아파트 거주자의 퇴근 종료시점은, 아파트 건물 현관문을 통과하는 시점이 아닌 개별 호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L씨는 1970년 육군에 입대해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던 중 1997년 10월 부대 간부식당에서 대대장 주관의 부대단결회식을 마친 후 퇴근 버스에 탑승해 간부관사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4층에 사는 L씨는 아파트 3층 계단을 오르다가 어두워 발을 헛디뎌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져 큰 부상을 입었고, 이후 2002년 7월 만기전역한 L씨는 2007년 2월까지 계속 치료를 받다가 그해 4월 흡입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에 L씨의 처인 Y(62,여)씨가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냈으나 수원보훈지청은 “단독주택의 경우 주택 문을 들어서는 순간, 그리고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 건물의 현관문을 들어선 순간 퇴근이 종료된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Y씨는 “남편이 부대회식 당시 회식 실무책임자로서 술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뒷정리까지 마치고 부대 버스를 이용해 관사로 돌아와 어두운 관사 계단을 오르던 중 공무로 피로가 겹쳐 실족해 넘어지면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아파트 현관을 통과하는 순간 퇴근이 종료됐다는 논리로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의 핵심은 L씨와 같이 아파트 현관문을 통과했으나 자신의 집으로 들어서기 전의 사고에 대해 퇴근의 종료시점을 언제로 볼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1심인 수원지법 행정1단독 김병철 판사는 지난해 11월 L씨의 처 Y씨가 수원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Y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신의 주거라 함은 자신과 가족만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고 타인의 생활영역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공간적 영역인 이상, 다른 입주민들의 출입이 자유로운 공유공간인 아파트 현관문부터 개별 호실의 문까지의 공개된 공간으로까지 그 개념을 확장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통상 개별 호실에 들어섬으로써 퇴근이라는 동적 활동이 종료되고, 자신만의 안식처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라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타당하지 않고, 따라서 퇴근의 종료시점은 아파트 개별 호실의 문에 들어서는 순간이라고 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수원보훈지청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6행정부(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도 지난 6월 “피고의 처분은 부당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도 L씨의 처 Y씨가 낸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처분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 퇴근 종료시점은 아파트 현관을 통과하는 시점이 아닌 아파트 개별 호실로 들어서는 순간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로 망인이 아파트 현관을 통과한 후 계단에서 입은 사고가 퇴근 중 ‘상이(傷痍)’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판시했다.
아파트 거주자 퇴근 종료시점은 언제일까?
대법 “아파트 현관문 통과 아닌 개별 호실 문 열고 들어선 순간” 기사입력:2009-10-28 10: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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