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노동 강도가 높은 업무에 종사하던 근로자가 회사 내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다가 역기에 눌려 숨지는 사고를 당했다면 ‘업무상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지난해 1월31일 회사 체력단련실에서 벤치프레스(역기대)에 누워 90kg의 역기에 목이 눌린 상태로 쓰러져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경색 등으로 숨졌다.
신장 178cm에 체중 75kg의 건장한 체구를 가진 A(36)씨는 평소 회사에 출근 후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회사가 설치해 준 체력단련실에서 역기 운동을 해 왔다.
주물 용해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한 A씨의 작업 중 일부는 한손으로 140kg이 넘는 도가니를 매달고 있는 호이스트 크레인을 조정하고 다른 한손으로 도가니를 기울여 주물을 금형 틀에 부어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노동 강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체력유지보강 차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월31일 A씨는 평소처럼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다가 벤치프레스(역기대)에 누워 90kg의 역기에 목이 눌린 상태로 쓰러져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경색 등으로 숨졌다.
그러자 A씨의 처 김OO(36,여)씨는 “남편(망인)이 하는 작업은 육체적으로 엄청난 힘을 쏟아야 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작업으로 근골격계 질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흔하고, 회사가 근골격계 질병의 예방을 위해 체력단련실을 설치했고, 남편이 역기 운동을 한 것은 업무의 원만한 수행을 위한 체력유지 차원으로 위 사고는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인천지법 행정단독 조규석 판사는 숨진 A씨의 처 김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체력단력실은 회사가 근로자들의 요구로 설치한 시설로서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보이고, 망인의 작업은 근골격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작업으로 평소 역기 운동을 한 것은 강한 근력 및 지속적인 육체적 활동을 요구하는 업무의 특성상 업무의 원만한 수행을 위한 체력유지 보강 활동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이는 업무의 준비행위이거나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하는 것으로 인정돼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했고, 서울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안영률 부장판사)는 지난 6월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록 회사가 근로자들의 요구로 체력단련실을 설치했어도 사업주나 관리자가 근로자들의 체력단련실 이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망인과 다른 동료만이 체력단련실 열쇠를 소지하고 주로 관리한 점, 같은 생산부에 근무하는 직원 중에도 체력단련실을 이용하지 않는 직원이 다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체력단련행위는 업무의 준비행위이거나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보기 어려워 업무상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회사 체력단련실에서 숨진 A씨의 처 김씨가 업무상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주물을 용해하는 생산직 사원인 망인은 평소 오전 업무를 시작하기 전 체력단련실에서 역기운동을 해 왔고, 망인의 업무와 같은 고된 작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근골격계질병을 예방하고 업무의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힘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체력단련실 열쇠는 주로 망인과 동료가 관리를 했고, 사업주나 관리자는 근로자들의 체력단련실 이용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체력단련실은 회사가 근로자들의 요구로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근골격계질환 등 예방을 위해 설치한 점에서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는 복리후생시설”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담당한 작업은 근골격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작업으로서 망인이 체력단련실에서 평소 역기 운동을 한 것은 강한 근력 및 지속적인 육체적 활동을 요구하는 업무의 특성상 업무의 원만한 수행을 위한 체력유지보강활동의 일환으로 필요해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업무의 준비행위이거나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합리적 행위”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업무상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업무상재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 “육체노동자 체력단련 중 사망…업무상재해”
“육체노동자에 필요한 체력유지 보강 활동으로 업무의 준비행위” 기사입력:2009-10-25 15: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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